소설가 은미희 조선시인 이옥봉 부활시키다
【서울=뉴시스】'버들 언덕 강 머리/ 임 오시는 수레 소리/ 취한 술 언뜻 깨시어 다락 앞에 내리실 때/ 임 기다려 시든 얼굴 거울보기 부끄러워/ 매화 핀 창가에서 반달눈썹 그립니다'(임을 맞으며)
소설가 은미희(49)씨가 조선 중기 여류시인 이옥봉(?~?)의 문학과 애달픈 삶의 흔적들을 장편 '나비야 나비야'(문학의문학)에 적었다. 명문가 서녀로 태어나 운강(雲江) 조원(1544~1595)의 소실이 되고, 시(詩)와 사랑 사이에서 고뇌한 그녀의 예술혼을 작가적 상상력을 더해 완성했다.
은씨는 주변 동료작가들의 권유로 이옥봉에 관해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작가 역시 "소설을 위해 결혼도 사랑도 포기했다"고 한다. 사랑을 위해 시 쓰기를 포기한 이옥봉의 마음가짐까지도 작가는 알 것 같았다. 이옥봉 또한 결국에는 시를 놓지 못했다.
"정말 나와 일맥상통한 어떤 부분이 있었다. 구구절절 나와 닮았다"면서 완전히 몰입했다. "이옥봉이가 나인 듯한 그런 느낌이 들어서 정말 일사천리로 썼다. 가슴이 아팠고 눈물이 났고 이건 뭐야, 나잖아 혼동할 정도로 아주 즐겁게 썼다"고 한다.
황진희, 허난설헌 같은 작가들과 달리 이옥봉은 낯선 이름이다. 이옥봉에 대한 자료도 거의 남아있지 않다. 작가는 이옥봉을 찾아 헤맸다. "조선왕조실록, 민족사 등 자료 찾기에만 1년이 걸렸다"고 털어놓았다.
시 32편, 제한된 사료만으로 작가는 한 권의 소설을 만들어냈다. "이옥봉이 남긴 시를 보면서 이러이러 했겠구나 사건들을 만들어 갔다. 시를 보면서 성품을 이렇겠구나, 유추했다"면서 상상력을 발휘했다.
작가는 "이옥봉처럼 절창의 시를 쓰는 여류시인들이 있었다. 그 잊혀진 천재 시인들을 다시 한 번 발굴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추측했다. 쿨한 사랑이 유행하고 있지만, 한 사람 한 사람 내면을 들여다보면 이옥봉 같은 순정을 갖고 있다"면서 순애보적 사랑의 부활을 꿈꿨다.
'옥봉은 그저 여자이고 싶었다. 한 여자. 그것도 한 남자를 지극히 은애하고 연모하는 여자이고 싶었다. 헌데 이제는 사랑이었다. 여자이고 싶었다. 한 남자의 여자이고 싶었고, 한 남자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었다.'(127쪽)
윤근영기자 iamygy@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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