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아이' 기성용의 진화
공수조율ㆍ프리킥 다재다능
매경기 성장…팀 주축으로
박지성이 깃발을 들고 선봉에 섰다면, 그 뒤를 따르는 젊은 피의 선두주자가 바로 기성용(20ㆍFC서울)이다.
'한국축구의 미래'로 불리는 기성용은 매 경기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할 만큼 쑥쑥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기성용은 지난 11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에서 코너킥과 오른쪽 키커 역할을 전담하며 날카로운 킥을 선보였다. 박지성의 결승골로 이어진 프리킥 역시 기성용의 작품이었다.
금호고, 광양제철고에서 숱한 스타들을 길러낸 기영옥 축구협회 이사의 아들로 2세 축구인인 기성용은 16세이하,19세이하, 20세이하, 올림픽대표팀을 두루 거쳐 성인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뛰고 있는 '무서운 아이'다. FC서울에서도 없어서는 안될 주력 선수로 팀을 이끌고 있다.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의 플레이 스타일을 닮았다고 '기라드'로 불리는 기성용은 어린 나이에도 무서우리만치 침착해 '애늙은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뛰어난 기량에 강심장. 대형선수가 될 자질을 갖춘 것이다. 지난해에는 청소년대표, 올림픽대표, 성인대표팀에 모두 포함됐을 만큼 기성용은 한국축구의 보물이라 해도 무방하다.
기성용은 현재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한다.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싱, 안정된 드리블을 갖춰 공격의 활로를 개척하는 중원의 지휘자로 손색이 없다. 이제 겨우 스무살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11일 이란전에서는 새로운 역할이 추가됐다. 오른발 키커 역할을 전담한 것이다. 대표팀에서 전담키커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반 40미터에 가까운 장거리 슈팅을 골문으로 날려 상대 GK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기성용은 코너킥과 프리킥으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 많은 공격기회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선보일 기회가 없었을 뿐 원래 킥력이 뛰어났다는 것이 아버지 기영옥 이사의 설명이다.
기성용의 이란전 활약을 지켜본 팬들은 '골을 넣은 박지성도 돋보였지만 경기 MVP는 기성용'이라는 평가가 우세했을 만큼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기성용이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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