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젊은 기업에서 배워라 ① 이스트소프트
창의와 '배짱 마케팅'으로 승부한 IT 기업
대기업 중심의 한국 경제에 새로운 구심점으로 떠오르는 곳, 강소기업. 작지만 강한 기업, 강소기업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어두운 한국 경제에 빛을 가져올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그 중 IMF와 벤처 몰락이라는 험난한 파고를 넘고 IT 기업의 미래를 보여준 이스트소프트사가 그 중심에 있다.
정성준 | 광진구 구의동 "일단 무료, 부담이 없고 성능도 좋아 사용하고 있다."
윤석일 | 파주시 법원리 "공짜니까 또 ?은 사람들이 사용하니까 쓴다."
서성아 | 월곡동 '제일 많이 들어보기도 했고, 압축 프로그램 풀기하면 그 것 밖에 기억이 안 난다."
대한민국 컴퓨터 2대 중 1대에는 꼭 깔려 있다는 알 모양의 아이콘 알탱이, 지난 1993년 창립한 이스트소프트는 이 알탱이를 내세운 알툴즈를 시작으로 한국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젊은 기업이다.
이스트소프트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몰아친 작년 연속 성장을 거듭해 7분기 연속 최대 실적 달성이 전망된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딜로이트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고속성장 500대 기업'으로 선정할 정도로 이스트소프트는 초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성공을 절대 운명의 장난이 아니다.> - 빌 게이츠-
이스트소프트가 처음 문을 연 1993년, 김장중 사장과 당시 4명의 직원은 한국형 워드프로그램을 개발해 외국산 워드프로그램이 장악하고 있던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성능 하나만은 자신했기에 성공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시장은 냉혹했다. 이스트소프트는 신제품의 돛을 올리기도 전에 내려야 했다.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대표 | "그 당시에는 경영이라는 것은 몰랐죠. 소프트웨어가 좋으면 사람들이 사줄 것이고 그 과정에서 회사가 커질 것이고 그땐 저절로 되는 것인 줄 알았어요. 그만큼 직원들이 고생했죠. 사징이 무능했던 사장이었던 같아요."
첫 프로그램의 실패로 회사는 실의에 빠져있었다. 자금이 없어 카드로 월급을 지급하고 회사 자금을 위해 다른 사람의 카드까지 빌리는 자금난이 이어졌다.
수익을 위해 매장관리 프로그램부터 게임까지 닥치는 대로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나 큰 수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지금의 이스트소프트를 만든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기업 납품 프로그램을 만들며 짬을 내서 만든 압축 파일 해제 프로그램인 알집이었다.
알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글로 구성된 메뉴와 더불어 쉬운 사용법 .그리고 무엇보다 무료라는 점이 인기 비결이었다.
민영환 이사 게임사업본부장 알집 개발자 | "남는 시간에 계속 게시판 확인하고 다운로드 수 확인하고.. 자랑하고 싶어 어디 자랑할 때도 없고 집에다 자랑을 해도 안 믿어 주더라고요."
알집의 성공으로 사진 프로그램인 알씨, FTP 프로그램인 알FTP 등 컴퓨터 사용에 필수적인 8개의 프로그램이 묶인 알툴즈를 개발했다.
1999년 탄생한 알툴즈는 쓰기 쉬운 토종 프로그램이라는 네티즌 입소문 타면서 전국의 컴퓨터 바탕화면에 깔리게 됐다.
순이용자 2,400만명 사용자라는 높은 시장점유율은 매출로 이어졌다. 배너광고를 유치하고 제휴 서비스를 넓힌 결과 영업이익은 매년 높아졌다.
손에 익은 프로그램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기업과 공공기관에 프로그램 구매 이끌었다. '성능 좋은 프로그램을 무료로 나눠 준다'라는 이스트소프트의 철학이 시장에 통한 것이었다.
<양손을 호주머니에 넣고서는 결코 성공의 사다리를 오를 수 없다.> - 엠마 윌러-
2006년, 알툴즈로 이스트소프트는 성공 가두를 달렸다. 매출액은 96억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19억에 달했다. 하지만 성공의 샴페인을 터트리기보단 새로운 시장을 찾았다.
이스트소프트는 V3가 버티고 있던 백신 시장에 주목했다.
정상원 알툴즈 사업본부 본부장 | "V3가 사용자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었지만, 대부분 크랙을 하며 사용하고 있었고 그 제품들이 업데이트가 안 돼서 방치가 되고 있었던 거죠. 사용자들이 보안제품을 쓰고 있었지만, 효용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그 때 우리가 그걸 캐치해서 알약이라는 것을 개발하자."
2007년 출시된 알약 역시 무료였다. 그 결과 출시 1년 만에 무료 백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했다. 알약의 무료 배포는 광고와 판매 수익뿐만 아니라 또 다른 이익을 가져왔다.
정상원 알툴즈 사업본부 본부장 | "제품 하나를 배포하는 데 드는 비용을 보통 1달러, 1000원 정도로 보고 있어요. 저희가 지금 알약이 1400만개 정도 나갔으니까 140억 정도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스트소프트는 보안전문업체인 시큐리티인사이트를 인수해 개인용 백신 시장 수성과 V3가 지키고 있는 기업용 백신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좋은 디자인은 곧 좋은 사업이다.> - 코마스 왓슨 2세 前 IBM 회장-
이스트소프트의 성공에는 숨겨져 보물이 있다. 그 주인공은 1999년에 태어나 만으로 9살이 된 알탱이.
김재범 제품기획 2팀 과장 |"압축이라는 파일이 압축 한 상태에는 쓸모가 없는 데 압축을 해제된 다음에 우리에게 유용하잖아요. 그런 것을 봤을 때 달걀이 많이 동일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달걀이 껍질을 깨야지 저희에게 뭔가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콘셉트로 시작했다."
이름과 용도가 쉽게 설명되도록 '알'모양을 도입한 디자인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친근성을 높였다.
정성준 | 광진구 구의동 "그걸 보면 그 회사 제품이라는 것, 알약. 알집 알툴즈라는 것"
서성아 | 월곡동 "이름이 그래서 그런지 연관성이 있고 기억하기 쉽다."
<꿈이 있는 자에게는 파도너머 대륙이 보인다.> -롤프 옌센-
2009년 이스트소프트는 게임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2005년 출시 돼 연평균 10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인 온라인 게임 카발과 기업용 알툴즈로 이스트소프트는 2012년까지 고속성장이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대표 | "앞저희 회사 전체 매출로 보면 해외 매출 비중이 작년에 30% 좀 못된 것 같아요. 2012년 정도 된다면 해외 매출 비중이 50%이상되는 수출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될 것입니다."
5명으로 시작해 벤처업계의 치열했던 서바이벌 게임과 IMF를 거쳐 무료 배포라는 독특한 배짱 마케팅과 새로운 수입창출 모델 개발로 한국 대표 IT기업이 된 젊은 기업 이스트소프트.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2009년 한국경제에 이스트소프트의 성장은 성장,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이다.
(취재 : 한경훈, 촬영 : 이인수)
hankyung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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