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기 말소 사건의 진실은?
'사라진 일장기의 진실' 출간(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1936년 8월 사진 한 장이 신문에 실리면서 한국 언론계는 '언론 탄압'이라는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일장기 말소 사건'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부문 우승사진에서 일부 신문이 손 선수의 가슴팍에 새겨진 일장기를 말소하면서 촉발됐다.
해당 신문이었던 동아일보는 관계자 구속과 함께 약 9개월간의 긴 휴간에 들어갔고, 몽양 여운형이 사장으로 있던 조선중앙일보도 자진 휴간끝에 경제적 압박이 더해지면서 결국 폐간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렇다면 이처럼 가혹한 일제의 언론탄압을 불러 일으킨 사건의 실마리는 누가 먼저 제공했을까.
일장기 말소 사건은 동아일보보다 조선중앙일보가 먼저(1936년 8월13일) 보도했으나 당시는 문제되지 않다가 동아일보가 같은달 25일 사진을 비교적 크게 보도하면서 촉발됐다는 시각이 일반적이었다.
부산대 채백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최근 출간된 '사라진 일장기의 진실'(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을 통해 조선중앙일보가 가장 먼저 손기정의 우승사진에서 일장기를 말소했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널리 알려졌지만 동아일보도 조선중앙일보와 같은 날 이 사진을 보도했다고 말한다.
이는 동아일보 사진부장을 역임한 최인진의 설명(2006년)을 부연한 것. 저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면 편집 및 인쇄는 동아일보가 조선중앙일보보다 오히려 더 빨랐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8월13일자 동아일보 조간 지방판에 조선중앙일보(서울판)가 게재한 사진과 똑같은 사진을 실었는데 서울판이 당일 새벽에 인쇄하던 반면 지방판 조간은 그 전날 인쇄하던 관행에 비춰, 손기정의 우승 사진은 동아일보가 먼저였다고 결론 지을 수 있다"고 말한다.
즉, "독자들에게 배달된 것은 두 신문 모두 13일 아침이지만 동아일보가 먼저 지면을 편집하고 인쇄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동아일보 8월13일 지방판의 사진에서 손기정의 가슴에는 일장기 마크가 보이지 않지만 남승룡(3위)의 가슴에는 일장기 마크가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나와있다"며 "따라서 현재로서는 이 사진의 일장기 말소 여부를 명확하게 판별하기가 어렵다"는 말도 곁들였다.
저자는 "사진 상태가 좋지 않아 동아일보가 말소를 했는지 아니면 원래 흐려서 안보이는 건 지는 판별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다음날인 8월13일 새벽에 인쇄된 조간 사진에서 손기정의 사진만을 오려서 게재했다.
226쪽. 1만5천원.buff27@yna.co.kr < 긴급속보 SMS 신청 >< 포토 매거진 >< 스포츠뉴스는 M-SPORTS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K팝 아이돌, 해외공연 중 커밍아웃…"성소수자 일원 자랑스럽다" | 연합뉴스
- 경찰, 쓰러진 노인 병원 이송한 60대 뺑소니 혐의로 송치 | 연합뉴스
- 인천 앞바다서 실종된 60대…두 달 만에 시신으로 발견 | 연합뉴스
- 종로3가역 인근서 커터칼로 행인 위협한 60대 남성 체포 | 연합뉴스
- 초등생 8명에게 몹쓸 짓한 방과 후 강사, 항소심도 징역 6년 | 연합뉴스
- 검찰, 문재인 전 대통령 2억여원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종합) | 연합뉴스
- "절망감 컸겠지만…" 산후조리원서 장애영아 살해 친모 징역4년 | 연합뉴스
- '더 잘보이게' 바닥 가깝게 놓인 관…교황, 가는길도 낮은자리에 | 연합뉴스
- 제주 한림항서 신원미상 여성 변사체 발견 | 연합뉴스
- '대공 용의점 없다' 풀려난 중국인들, 미군기지 또 촬영(종합)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