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 류담, "이제 웃기는 방법 잊어버린 건 아닌가 고민도.."

2008. 12. 1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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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 골 넣은 사람만 기억하지 패스했던 사람은 기억 못하잖아요"

[OSEN=김국화 기자] '개그콘서트-달인'의 류담이 축구에 빗대어 자신의 위치를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사람들은 축구에서 골을 넣어 점수를 낸 스트라이커만 기억할 뿐 어시스트한 사람은 기억하지 못한다. 개그도 마찬가지다. '웃기는' 사람을 기억하지 '웃기는 데 도움 준 사람'을 관객들은 주목하지 않는다. 하지만 임하룡이 없었다면 심형래가 없었고, 류담이 없었다면 김병만이 없었듯이 '받쳐주는 캐릭터'가 없으면 인기 개그 캐릭터가 등장하기 어렵다.

"이제 웃기는 방법을 잊어버린 건 아닌가 고민도…"

류담도 대학 시절에는 웃기는 배우에 속했다. 하지만 지금은 받쳐주는 역할만 계속 하고 있다. 처음에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학교 다닐 때 개그 클럽 멤버였어요. 한 번도 누굴 받쳐주는 역할을 한 적 없었어요. 정말 웃기는 배우였죠. 한번 두번 깔아주다 보니 이제는 웃기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 같아요".

사실 '깔아주는 역할'은 섬세한 연기가 중요하다. '달인'에서 류담은 김병만에게 호기심을 보이는 가 하면 상황이 진행될수록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의심하고 결국에는 한심하다는 듯 쳐다본다. 그의 얼굴 표정에서 기대감, 의혹, 멸시를 모두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청자들에게 류담의 연기는 잘 보이지 않는다. 개그맨이라면 누구나 무대에서 주목받고 싶기 마련. 류담도 '불청객' '고음불가' '달인' 등에서 계속 도움주는 캐릭터만 하면서 '코너'는 성공했지만 개그맨으로는 힘든 시기를 보냈다.

류담이 자기 개그에 자부심을 갖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김대희 선배가 현직 개그맨들 중에는 받쳐주는 것 9단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저에게 '너 진짜 잘한다'고 칭찬해주시더라고요. 강호동 선배도 이수근 형한테 그랬대요. '걔(류담) 연기 좀 하지?' 그런 얘기 들을 때 정말 뿌듯했어요".

"개그맨들만 알고 관객들은 모르지만 내 역할의 묘미를 알게 돼"

류담은 욕심을 많이 버렸다. 개그맨들만 자신의 역할을 알아주지만 그 속에서 나름대로 묘미를 찾았다.

"이수근 형도 받쳐주는 걸 정말 잘하죠. '봉숭아 학당' 선생님 아무나 못해요. 하지만 '고음불가'로 메인 캐릭터가 됐어요. 그때 제가 옆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했죠. 저는 노래 잘하는 가수처럼 보여야 했기 때문에 18Kg 뺐어요".

남의 개그맨 받쳐주다 보면 지치거나 회의 느낄 때 많지만 이제는 한두 명씩 자신을 알아봐주는 관객이 생기면서 보람을 느낀다.

"올해 초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달인'을 빠져야 했기 때문에 김대희 선배가 대신 무대에 오른 적이 있어요. 그때 많은 시청자들이 궁금해하셨어요. 그때 깜짝 놀랐어요. 있을 땐 잘 모르지만 없으면 그제서야 존재감이 빛을 발하죠. 그래도 요즘엔 조금씩 알아봐 주는 분들이 많아져 보람을 느껴요".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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