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과속스캔들..흥행스캔들로 이어질까요?" (인터뷰①)

김용운 2008. 12. 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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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보영(사진=휴메인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이전까지 박보영의 이름은 '소화'였다. 지난해 여름 SBS 월화드라마 '왕과 나'에서 훗날 연산군의 어머니가 되는 폐비 윤씨의 아역 '소화' 역을 맡은 그녀의 인상은 강렬했다.

2006년 EBS 드라마 '비밀의 교정'을 통해 연기에 입문한 박보영은 비련의 운명 앞에 선 소화로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중학생 소녀처럼 마냥 어리게만 보이던 소화가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수험생이란 사실에 시청자들은 놀랐다.

소화는 '왕과 나' 초반 잠깐 등장한 뒤 사라졌지만 그런 소화를 눈여겨 본 연예 관계자들은 많았다. 박보영이 드라마 출연을 마치고 대학에 입학한 그때부터 시나리오가 밀려들기 시작했다. 영화 '울학교 ET'와 '초능력 커플' 그리고 '과속스캔들'까지 박보영은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3편의 영화에 연이어 출연했다.

첫 선을 보인 영화가 9월 11일 개봉한 '울 학교 ET'다. 김수로가 고등학교 영어선생님으로 분한 이 작품에서 박보영은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는 우등생 한송이 역으로 분했다. 하지만 흥행에는 참패했다. 이후 지난 11월 27일 두 번째 작품 '초감각 커플'이 개봉했다. 진구와 함께 출연한 이 영화에서 박보영은 단숨에 여자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아쉽게도 '초감각 커플'은 저예산 영화였던 탓에 전국 10여 개 극장에 밖에 걸리지 못했다. 그리고 주연작 '과속스캔들'이 4일 개봉했다.

"제가 요즘 인터뷰 때문에 잠을 못 잘 정도예요.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할까? 어떻게 해야 관객이 한 명이라도 더 극장을 찾을까? 걱정이 오죽 많아야 말이지요."

'과속스캔들' 개봉 전 만난 박보영은 스무살이 채 되지 않은 나이임에도 성인연기자 못지않은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 자칫 자신으로 인해 영화의 흥행에 조금이나마 누가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행여 소화로 각인된 자신의 이미지가 코미디 영화인 '과속스캔들'에 부담이 될까 우려하는 모습도 역력했다.

박보영은 '왕과 나'의 소화 캐릭터로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한다고 말했다. 소화처럼 참한 처자라기보다 요즘 또래의 평범한 여대생처럼 수다도 잘 떨고 약간은 엉뚱한 구석도 있는 발랄한 학생이라는 것이다.

"실제 성격은 소화보다 '과속스캔들'의 엉뚱한 정남과 더 비슷해요. '왕과 나' 출연 당시 친구들이 내숭이 너무 심하다고 했을 정도니까요."

박보영은 조선시대 양가집 규수의 전형인 소화 연기를 하면서 "솔직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마치 실제 소화인양 촬영장에서도 조신하게 처신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박보영은 '왕과 나' 뒷이야기를 꺼내며 "그때는 소화처럼 밥 먹을 때도 아주 얌전히 먹었는데 나중에 식구들이 다 놀랄 정도였다"고 웃으며 말했다.

▲ 영화 '과속스캔들'에서 모자지간으로 나오는 박보영과 아역배우 왕석현

그러나 '과속스캔들'의 촬영 현장에서는 달랐다. 박보영이 맡은 황정남은 한 때 잘나가던 스타 남현수(차태현 분)가 자신의 아버지라고 바득바득 우기는 엉뚱한 캐릭터다. 게다가 정남에게는 아들 기동(왕석현 분)까지 딸려 있다. 박보영은 촬영장에서도 영화 속 황정남처럼 행동했다.

"강형철 감독님이 초반에 제가 캐릭터를 잘 잡지 못하니까 하고 싶은대로 하라시는 거예요. 그래서 의식적으로 정남이처럼 행동했어요. 가령 조명기를 떨어뜨려도 '아! 미안합니다' 한 마디만 하고 시침을 떼는 식으로 말이죠. 나중에는 감독님께서 '너무 정남이처럼 하니까 내가 힘들다' 라고 하시더군요. 그때 제가 저도 모르게 '에고, 그럼 말씀을 하시죠'라고 능글맞게 대답했는데 그러고는 뜻밖의 제 모습에 혼자서 얼마나 웃었나 모르겠어요."

올해 나이 한 살을 더 먹으며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영화를 세 편 촬영한 것과 대학에 진학해 연극영화를 전공하게 된 것이다. 소화로 유명세를 탔을 법도한데 모자를 눌러쓰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학교에 가도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여대생 박보영은 하소연(?)했다.

"대학에 진학하기 전엔 나름 기대감 같은 게 있었어요.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으면 누군가 와서 쪽지를 주고, 그러다보면 연애도 하고 그런 기대감? 그런데 실상은 전혀 다르더라구요. 지난 1년동안 미팅이나 소개팅 한번 제대로 못했구요, 학점은 알파벳이 아주 다양한 게, 한마디로 화려하죠."

학교 이야기를 신나게 하던 박보영은 이내 다시 배우로 돌아와 또 다시 '과속 스캔들'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영화가 흥행을 하지 못하면 그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큰지 곁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이런 박보영의 걱정은 기우에 그쳤다. 4일 개봉한 '과속스캔들'은 개봉 첫 주말 41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당당히 올랐다. 관객은 물론이고 평단의 반응도 좋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밤낮으로 흥행을 위해 빌고 또 빌었던 박보영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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