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日中國] 中 '달러패권' 에 반기 들다

2008. 11. 1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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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는 달러의 재앙"美에 대한 분노 고조15일 20國정상회담 계기통화체제 변혁 목소리 높아

〔베이징=최헌규 특파원〕'어느 날 아시아인 5명과 미국인 한 명이 무인도에 표류한다. 생존책을 논의한 끝에 아시아인은 사냥과 고기잡이를 맡고 미국인은 식사 분배를 책임진다. 아시아인들은 매일 밥이나 퍼주고 해변이나 산책하는 미국인 역할에 점차 의문을 갖게 된다. 미국인은 아시아인들의 불만이 커지자 어음쪽지를 쥐어주며 모아두면 자신처럼 편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꾀인다. 나중에 은행가가 이 섬에 나타나 아시아인들이 받은 미국 어음을 관리하면서 역시 미국인과 똑같은 얘기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미국의 피터 시프가 지난 2006년 펴낸 '크래시 프루프(Crash Proof)'의 중국어 번역본 '달러대붕괴(美元大崩潰)'에 나오는 무인도 고사다. 지난 5월 초판 발행된 이 책은 세계 금융 풍파가 한창인 요즘 중국 서점가에서 공전의 베스트셀러다. 중국 독자들은 이 책에 대해 '세계 대전환의 위대한 예언'이며 '위안화의 세계 기축통화'를 예고한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에다 미 대선에서 정권이 바뀌면서 요즘 중국 사회의 미국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중국은 특히 현 세계 금융위기에 대해 세계 통화체제에서 무소불위의 패권을 발휘해온 '미국과 연준리, 달러'가 연출해낸 재앙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자연히 이런 체제를 하루 빨리 바꿔야 한다는 게 사회적 공론이다.

매체들이 금융위기를 전하는 말에는 대부분 시퍼렇게 가시가 돋쳐 있다. 보수성향의 제팡르바오(解放日報)는 연준리가 사태의 원흉(禍首)이며 연준리 이사장인 '태상황(太上皇)'이 사태의 직접적 책임자라고 꼬집었다. 매체들은 미국이 초래한 금융 '하이샤오(海嘯?쓰나미)'와 펑바오(風暴?폭풍)가 '쓰눼(肆虐?잔학함)'한 기세로 지구촌을 할퀴고 있다고 목청을 높인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도 '미 연준리 책임자였던 그린스펀이 중국에 가르쳐준 것'이라는 글에서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일으킨 풍파가 세상천지를 암흑으로 몰아넣고 있다(天昏地暗)고 밝혔다. 하나같이 원인 유발자인 미국에 대한 강한 분노와 원망이 묻어나는 직설적인 표현들이다. 문제 진단이 과격한 것 만큼이나 해법을 제시하는 목소리 톤도 매우 강하다.

중국국제문제 연구재단 왕위성 주임은 최근 한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세계 금융위기는 미국이 결자해지해야 하며 차제에 세계 통화체제속의 미국 연준리 '역할'과 '달러 패권'에 견제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를 미국 필요대로 찍어대는 체제에서는 미국이 촉발한 위기가 다른 나라로 전가되는 상황을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런 의미에서 상당수 학자들은 오는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20개국 정상회담이 다자 발언권을 강화하는 IMF체제 개혁과 통화체제 변혁의 보다 유효한 메커니즘을 만드는 시발점이 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또 다른 경제학자들은 미국이 무한 자유주의 시장경제 이념을 포기해야 하며 금융 파생상품과 실물경제의 연결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런민르바오는 파생상품을 주무르면서 총재 연봉으로 9100만달러씩 지급한 리먼브러더스 사 같은 '허구 자본상(商)'이 결국 세계 경제를 수렁에 빠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식사분배'라는 쉬운 일과 어음 딱지나 발행하는 미국에 대해 노동과 제조의 중요성을 내세우며 '무인도에서의 생존체제'를 전면 손질하자고 주문하고 나섰다. '공'을 떠안은 미국이 여기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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