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中부동산 가을호황은 어디가고..

2008. 9. 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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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계속된 긴축개발업체 토지매입 제한거래실종에 집값 추락세'金九銀十'성수기 옛말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전통적으로 가을이 되면 중국 부동산시장에는 '진주인스(金九銀十)'라는 말이 유행한다. 매년 9월은 중국의 신학기인 데다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로 부동산 매매와 전세 수요 등이 늘어나 10월까지 두 달간 부동산 분야가 성수기를 맞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가을 중국 부동산가에는 '진주인스'라는 말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연초부터 계속돼온 긴축에다가 정부가 최근 개발상들에 대한 토지 매입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올가을엔 진주인스는커녕 때 일러 찾아온 동(冬)장군이 전국 부동산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 미국의 주택부실을 거울삼아 은행 부실을 낮춘다는 명분 아래 개발상들의 토지 매입 대출을 원천 봉쇄하는 조치를 내놨다.

추가 대출 억제로 토지거래시장이 얼어붙다 보니 자금 조달과 함께 금융 비용을 낮추기 위한 목적의 토지 매물이 줄줄이 쏟아져 나올 판이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들은 "개발상들 사이에 토지를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올가을엔 저가의 토지와 아파트가 급매물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상들은 그동안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는 물론 내륙 도시 쿤밍(昆明) 등 전국적으로 빌딩과 아파트용 부지를 사재기하는 토지 매점매석 행위를 일삼아 왔다. 이들 토지의 태반은 실제 건설로 연결되지 않은 채 건설사들의 비용 부담만 가중시켜왔고 부동산 불경기에다 추가대출이 어려워지자 영락없는 애물단지로 둔갑했다.

중국 국토자원부는 최근 토지가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아파트 부지 등 건설용 토지 대부분이 10~20%의 하락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개발상들이 생존하는 길은 토지를 떨이식으로 저가에 처분하는 것뿐"이라며 "올가을 염가의 토지 매물이 봇물을 이루고 덩달아 아파트 등 주택 가격도 추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부동산 광풍의 진원지로 꼽혀온 선전과 광저우(廣州) 일대의 기존 아파트 가격은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상하이에서도 기존 주택 매물이 20%씩 늘어났지만 예전의 '진주인스 장세'와는 달리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좀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베이징 부동산시장 역시 올림픽의 후광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업계 통계에 따르면 베이징올림픽 이후 9월 첫주 주택 거래는 전주 대비 2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이 줄면서 인기지역인 3환과 4환 인근의 아파트 가격과 외곽의 서민 아파트 가격은 20%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업계에 전통적으로 회자돼온 진주인스라는 '덕담'은 중국의 가을 부동산시장을 설명하는데 더 이상 아무 의미가 없는 말이 됐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부동산의 겨울'이 3년 이상 지속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불경기로 추가적인 감원과 폐업 바람이 올가을 부동산업계를 강타할 전망이다. 광저우의 한 부동산 중개업상은 "일년여 전만 해도 아파트나 토지는 황금과 같았는데 삽시간에 모든 게 애물단지가 됐다"며 격세지감의 시장 변화를 전했다.

대다수 업계 관계자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이후 정부가 부동산보다 금융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면서 시장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현재로선 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시장 부양에 한가닥 기대를 걸기도 하지만 당국은 시장문제는 시장 스스로 알아서 하라며 냉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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