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환상커플, 전국을 전율시킨 스매시

2008. 8. 17.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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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혼복 12년만에 금메달… 세계 1위 또 제압

뚱뚱했던 초등학생은 살 빼려고 라켓을 잡았다. 화순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라켓을 잡으면서 몸이 변했다. 한 달 만에 10㎏이 줄었고, 배드민턴 실력이 눈에 띄게 늘었다. 1m80의 큰 키에 곱상한 얼굴. 네티즌들은 그를 가리켜 '배드민턴의 이승기'라 부르기 시작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또 한명의 스타가 탄생했다. 이용대(20·삼성전기)가 마치 가수 이승기의 그 노래처럼 7살 연상의 '누나' 이효정(27·삼성전기)과 호흡을 맞춰 배드민턴 혼합복식 금메달을 따냈다. 듀엣 가수처럼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 이용대-이효정조는 17일 베이징공업대학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 리리야나 나트시르-노바 위디안토(세계랭킹 1위·인도네시아)조를 맞아 2-0(21-11, 21-17)으로 이기고 감격적인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첫 정식종목이던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남자복식(박주봉-김문수), 여자복식(황혜영-정소영)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낸 배드민턴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제외한 모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효자 종목'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혼합복식 금메달은 우리끼리 맞붙었던 96년 애틀랜타 올림픽(김동문-길영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초반부터 일방적인 경기였다. 상대가 비록 세계랭킹 1위 팀이었지만 이미 2차례 맞붙어서 이긴 경험이 있었다.

호흡도 완벽했다. 나이 어린 이용대는 7살 연상의 누나 이효정을 리드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이미 은메달을 확보한 만큼 점프에도 힘이 실렸다. 사실 둘이 호흡을 맞춘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용대는 당초 하정은, 황유미(이상 대교눈높이) 등과 혼합복식조를 이루기도 했으나 결국 이효정과의 조합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짝을 바꿨다. 지난해 초반 잠시 짝을 이뤘다가 헤어진 둘은 지난해 7월부터 다시 손을 맞잡았다. 세계랭킹이 10위에 머물러 있는 것은 둘이 함께 뛴 경기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첫 세트를 21-11로 따낸 이용대-이효정조는 2세트 초반부터 상대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2세트 19-13에서 연속 4실점하며 2점차로 쫓기기도 했지만 이용대의 강력한 네트앞 스매시가 터졌고, 이어 이용대의 스매시가 또다시 폭발하며 21-17로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배드민턴 이승기' 이용대는 바닥에 누워 기쁨을 만끽했다.

이제 겨우 스무살. 한국 배드민턴 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금메달을 따낸 이용대는 "(정)재성형이 마음 편하게 하라고 한 덕분이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며 "다음 (런던)올림픽에서는 반드시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따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배드민턴은 이로써 이번 대회 금 1, 은 1, 동 1개를 추가하게 됐다. 올림픽 통산 메달 수는 금 6, 은 7, 동 4개. 대한배드민턴 협회장이자 세계배드민턴연맹 회장인 강영중 회장은 일찌감치 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에 포상금 3억원을 내걸었다. 이용대-이효정은 금메달 말고도 거액의 포상금을 받게 됐다.

<베이징 | 이용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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