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 中수출메카 義烏시 민영기업 줄도산 '난기류'

2008. 7. 2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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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긴축정책 강화

수출환경 악화 경영난 가중

기업 30%가 고사 위기

대부분 고리사채로 연명

10대 청년기업가 장정젠

5억위안 빚 남긴채 잠적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저장(浙江)성 이우(義烏)시는 중국 고성장 경제의 압축판이다. 이우 시 민영기업들은 그동안 인근 원저우(溫州) 기업들과 함께 중국 수출성장의 기관차 역할을 수행해 왔다. 중국 수출과 경제성장 속도가 멈칫하는 요즘 공교롭게도 저장 성 민영경제가 동시에 난기류에 휩싸여 주목을 끌고 있다.

사영경제의 요람인 저장 성에서는 최근 수많은 민영기업이 줄 도산의 위기에 처하고 있다. 잇단 지불준비율 인상과 은행 돈줄 죄기 등 긴축정책이 강화되면서 자금 구하기가 어려워진 데 따른 결과다. 생산비용과 수출환경이 악화된 것도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저장 성은 최근 '중소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통해 성내 200여만개 민영기업이 생존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이우 시에서만 약 30%의 민영기업들이 필요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고사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장과 이우 시 간판격 민영기업인 진우(金烏)집단은 최근 파산상태에 빠졌다.한때 '중국 10대 청년 사영기업가'로 선정되며 주목을 받았던 장정젠(張政建) 총재는 5억위안의 빚을 남긴 채 돌연 자취를 감췄다.

장 총재는 농민공 출신으로 지난 80년대 양말장사로 돈을 번 뒤 지난 1994년 이 회사를 창업했다. 장 총재는 이후 진우를 제조업과 서비스업체 등 10개 자회사를 거느린 중견 민영기업으로 키워왔다. 진우는 지난 2003년 기준 1100만위안의 세금을 납부할 정도로 지역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잘나가던 진우그룹의 경영이 기울기 시작한 것은 긴축이 강화된 작년 말부터다. 당국의 고강도 긴축정책은 맨 먼저 중소 민영기업들에 직격탄이 됐다. 은행 대출에 대한 창구지도 등이 시행되면서 운전 자금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졌다.

대부분의 민영기업들은 그동안 필요한 급전을 고리 사채에 의존해 왔다. 진우의 경우 올봄부터 외부의 빛 독촉이 심해졌고 이때부터 성장 신화에 비상등이 깜박이기 시작했다. 이우 시 최대 규모인 인근 자동차 판매회사도 최근 5억위안의 고리 사채를 갚지 못해 파산의 비운을 맞았다.

저장 성 민영기업들의 자금난과 집단 도산의 위기는 성 전체로 파급될 태세다. 이우 시 완구협회 이장신(李樟新) 회장은 "중형 민영기업의 자금 위기가 전염병처럼 주변 연관 분야로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수출 드라이브과정에서 이우 시와 쌍벽을 이뤄온 같은 저장 성의 원저우 시도 형편은 매한가지다. 패스트푸드업체인 이판콰이찬(一帆快餐)은 한때 중화명품 요리업체에 선정됐을 만큼 우량 기업에 속하는 회사였으나 최근 자금난으로 공중 분해 위기에 처했다.

원저우 당국은 산업현장에 대한 긴급 조사보고서에서 1486개 기업이 자금위기로 생산 중단 또는 정상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채산성이 떨어진 탓에 라인을 멈춘 기업보다 오히려 공장을 돌리는 기업이 더 빨리 부도 위기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민영 중소기업 자금난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수출과 성장의 큰 축이 흔들릴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앙 당.정 최고지도자들은 주말께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경제운영의 새로운 방향성을 논의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부총리가 최근 저장성 현지에 달려가 실태조사 활동을 벌였다. 당정 최고 수뇌급회의에서는 물가와 과열 진정이라는 올해 경제공작 중심의 큰 틀을 위지하되, 지방경제를 구하고 민영기업의 경영난을 완화하기 위한 새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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