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 부동산도 범죄도 모두 푸워청!..'푸워청 사회학'

2008. 7. 1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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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최헌규 특파원〕요즘 운동 '푸워청(俯臥撑.엎드려 팔굽혀 펴기)'이 중국 사회에 큰 화제다. '푸워청'은 인터넷에서 최고의 인기 키워드로 등장했고 언론도 앞다퉈 푸워청과 관련된 사회성 기사를 싣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대회 종목도 아닌데 왜 이 말이 뜬금없이 중국 인터넷 세상을 달구고 있는 것일까. 푸워청은 민의와 사회현상을 반영하는 용어로서, 이 말이 네티즌들에게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이달 들어서다.

구이저우(貴州)성 공안당국은 지난 1일 저녁 웡안(甕安)현 여중생 사망 사건 수사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경찰은 회견에서 여학생은 자살한 것이 분명하고 성추행과 타살 소문은 와전된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결과에 따르면 피의자로 지목됐던 동료 남학생은 경찰 조사에서 "다리위에서 '푸워청(엎드려 팔굽혀펴기)'을 세 번째 하는 도중이었는데 옆에 있던 친구 여학생이 '먼저 간다'는 말과 함께 강물에 뛰어내렸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수사결과 발표 직후 인터넷에는 '고관 아들, 곁에서 친구가 죽거나 말거나 푸워청'이라는 내용의 조소에 찬 풍자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일부 네티즌은 '과연 그럴까'라는 의혹과 함께 "세상일에 대해 관심을 접자, 푸워청이나 하자"며 냉소를 쏟아냈다.

네티즌과 주민 성화에 경찰이 3차에 걸쳐 정밀 부검에 나섰으나 의심과는 달리 추행과 타살의 흔적은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 의문의 꼬리표로 인터넷 키워드가 된 푸워청은 사람들의 의구심이 맞냐 틀리냐에 상관없이 공정 수사를 요구하는 민의의 표시로 일단락됐다.

웡안현 여중생 사망사건에 복선으로 깔린 푸워청이라는 인터넷 유행어도 이것으로 잦아들었고 네티즌들이 표시한 불신과 냉소도 함께 수그러들었다. 대신 '푸워청'이라는 말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또 하나의 사회 이슈를 반영하는 유행어로 강하게 부활했다.

"부동산 가격은 절대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는다(房價不會跳水). 단지 집값은 지금 '엎드려 팔굽혀펴기(俯臥撑)' 운동을 하는 중이다." 지난 8일 중국 난징(南京)시 중앙로 대로변에는 한 부동산 건설회사가 설치한 이런 내용의 초대형 입간판 광고가 지나는 행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광고 문구는 최근 중국의 집값 하락이 푸워청 운동처럼 상승과 하락의 한 과정이며 반드시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사항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시의성과 창의성이 뛰어난 카피라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왜 또다시 웡안현 사건 같은 민감한 화제를 상기시키게 하느냐며 못마땅해했다.

지난 10일자 한 석간 신문은 푸워청과 부동산 경기를 접목시킨 기사를 삽화와 함께 실었다. 삽화 속에서 부동산 건설회사 사장은 다리 난간에 올라, 힘들게 푸워청을 하는 주택형상의 친구(부동산 경기)에게 "네가 더 푸워청할 힘이 없으면 나는 강물에 뛰어내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삽화에서 푸워청이 끝난다는 것은 더이상 오르락 내리락하는 과정 없이 부동산시장이 완전히 붕괴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건설사들은 요즘 대출난과 판매 부진으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당국은 부동산시장이 버틸 힘만 있다면 운동 푸워청처럼 굽혔다 펼쳤다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심산이지만 건설사들의 실제 사정은 그리 여유가 있어 뵈지 않는다. (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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