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경찰서 습격·경관 살해..위기의 공권력

2008. 7. 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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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최헌규 특파원〕랴오닝(遼寧)성의 한 공사장에서 얼마 전 100여명의 농민공 건설 노동자들이 대로에서 경찰차를 가로막고 공안(경찰관)에 위협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 주변을 순찰하던 경찰이 고압적인 자세로 농민공들의 현장 업무를 간섭한 데 따른 불만의 표시였다. 경찰은 성난 군중들에 한참 수난을 당한 뒤 근무복이 ??겨진 채 황급히 몸을 빼서 달아났다.

중국에서는 요즘 인민들이 경찰 당국에 불만을 품고 공권력에 정면 대항하는 이른바 '경찰서 습격사건'이 심심치 않게 빚어지고 있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들이 경찰(서)에 대해 물리적 집단행동을 행사하는 건수가 매년 수천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들의 이 같은 행동은 결국 절대 권력에 대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체제 불안의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달 28일 구이저우(貴州)성 묘족 자치주 웡안(甕安)현에서 성폭행 피해 사건에 대한 당국의 부당한 조치에 항의, 성난 군중들이 웡안현 공안국을 습격.방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군중들은 현지 정부의 고위 간부 아들이 포함된 3명의 용의자가 지난달 22일 여중생을 폭행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편파적인 수사로 용의자들을 풀어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시위대가 300여명이라고 추산하고 있으나 홍콩 등 일부 언론에서는 1만여명에 달하는 거대 군중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경찰서 습격 사건으로 150명이 부상을 당한 것을 비롯해 100여개 사무실이 불탔으며 컴퓨터 집기와 사건 서류들이 훼손됐다. 경찰은 현재 경찰서 인근 거리에 봉쇄선을 치고 50명의 시위자들을 연행해 조사 중이다.

현지 주민들은 경찰이 용의자 부모인 지방 유력자와 짜고 사건조작(자살)과 증거은폐에 나섰다며 경찰의 부패와 지도부를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경찰서 방화에 이어 갈수록 흉흉해지는 민심을 다잡기 위해 1일 공정한 수사를 통해 사태의 원인을 낱낱이 밝힐 것을 지시했다. 후주석에 이어 저우융캉(周永康) 안보.공안 담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 등 중앙 고위 지도부가 모두 이 사건을 직접 챙기고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 조치에 대한 악성 루머는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 중에 고위 간부 아들이 포함됐다는 설은 낭설이라고 해명한 뒤 사인 규명을 위해 세 번째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종위안(石宗源) 구이저우성 성위 서기는 군중들의 경찰서 방화 습격사건과 관련해 "사회 모순이 장기 누적돼온 데 따른 것이며 인민들이 공공업무에 대해 여전히 불만이 크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웡안 경찰서 습격사건 사흘 뒤인 1일 상하이(上海)에서도 경찰 조사에 불만을 품은 한 시민이 경찰서에 진입해 흉기로 5명의 경찰관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베이징 출신의 양모 씨는 지난해 자전거 절도 사건과 관련해 자신을 조사한 경찰에 앙심을 품고 상하이시 자베이(閘北)구 경찰서 건물 문 밖에 불을 지르고,경찰관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최근 빈발하는 이들 사건은 체제적 모순 속에서 중국 사회의 주인인 '인민'과 지배계층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음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통제위주의 사회체제에 대한 인민들의 갑갑증이 커질수록 공권력의 수난도 점점 확대될 전망이다. (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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