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가 말하는 세가지 W

2008. 6. 2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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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피무늬

속옷으로도 안 입어 봤을 패션에 충격

우리 노래처럼 정말'핫'하지 않나요?

공주병

중.고등학교 또래 여자들끼리엔 흔한 장난

공주병이란"나 여자"라고 온몸으로 말하는것

10년후엔…

결혼하거나 엄마가 돼 있거나…봉사를 하거나…

그때도 우린 원더걸스일거야!

이번엔 쉽지 않을 거라 했다. 아직 어린데 너무 빨리 '섹시컨셉'를 씌운 것이라 했다. 작년에 불었던 열풍은 '텔미' 열풍이지 원더걸스는 아니었다고. 게다가 두 번째는 안 된다는 소포모어 징크스까지. 하지만 공중파 방송에 등장하면서 동시에 1위를 차지한 원더걸스는 이 모든 우려를 '쏙' 들어가게 만들었다. 이런 원더걸스에게 묻고 싶은 게 있었다. 니들에게 이건 뭐니?

▶원더걸스에게 '호피무늬'란?

이제 10대 후반, 20대에 갓 들어선 이들이 설마 속옷으로라도 입어보지 않았을 패션을 과감히 입고 나섰다. 호피무늬라니! 영화나 드라마에서 진한 화장에 담배를 빼어문 '팜므파탈'이나 어울리는 패션이다. 처음 의상 콘셉트를 보고 경악하지 않았을까.

"처음에 보고 '소화할 수 있을까?', '나이 들어보이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하지만 스타일에 포인트를 준 건데 의외로 잘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아요."(유빈)

선예는 의외로 담담하게 의상을 분석했다. "더워보이는 재질일 수 있는데 여름 느낌에 맞춰 레몬빛, 하늘빛의 크고 작은 무늬로 변화를 줬어요. 생각보다 다양한 느낌이 표현되더라고요. 사실 호피무늬가 여성들에게는 예쁘고 탐나긴 하지만 선뜻 입긴 어려운 아이템이잖아요. 호피의 재발견이랄까요?"

"사실 속옷으로는 입는 여성들이 있지만 겉옷은 잘 안 입는데 저희가 변형을 줘서 예쁘게 보이는 것 같아요. 많은 여성이 호응해주신다면 호피의 선입견을 깨고 패션계에 호피의 트렌드를 일으킬 수도 있지 않을까요?"(예은)

4차원 소녀 선미의 첫 반응은 '?o미'였다고. "언니들도 그렇겠지만 우린 고등학생이잖아요. 첨에 의상 콘셉트만 받아 봤을 때 이런 거 있죠. "?o미?" '?o미'는 인터넷 용어로 황당할 때 말하는 '(이게) 뭐임(뭐냐)'의 오타표현이다. 소희는 역시 뚱~ 한 표정으로 앉아있다가 맨 마지막에 느릿느릿 말했다. "네, 첨엔 그랬지만 이제는 적응도 됐고요~ 호피무늬는요~ 핫이라는 저희 노래랑 비슷하게 핫한 느낌인 것 같아요~."

이렇게 처음에 멤버들에게 충격을 줬던 의상은 이젠 적응됐다. ▶원더걸스에게 '공주병'이란?'소 핫'에는 '21세기 공주병'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소 핫'의 가사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적지 않은 10대, 20대 여성들이 소핫의 "난 너무 예뻐", "난 너무 매력있어" 부분을 따라부르며 V라인 춤, 머리 넘기기 제스처를 따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불러볼 때는 민망하지 않았을까.

"얄미우면서도 귀엽잖아요. 실제로 제가 중학교 때나 고등학교 와서도 또래 여자애들끼리 그러고 놀거든요. '나 너무 예쁜 것 같아' 이렇게요. 그래서 친구들 사이에서는 공감 가는 것 같아요."(선미)

"색다른 가사였던 것 같아요. 한눈에 들어오게 표현도 재미있고요. 미워할 수 없는 공주병이죠. 진짜 공주병말고."(소희)

대학생활을 해본 이제 막 스무 살 예은도 또래 분위기가 가사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엔 '정말로 쟤들이 공주병아냐'라고 생각되면 어쩌나하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가사가 사실 말도 안 되잖아요. 그래서 더 기억에도 남고 오히려 귀엽게 보이는 것 같아요. 사실 20대로 넘어갈 때 교복 벗고 화장도 해 보고 자유롭게 이성도 만나게 되는 때잖아요. 제 대학 친구들만 봐도 우리끼리 '섹시녀', '청순녀'이런 식으로 이름 붙여서 놀기도 해요. 그냥 그 나이 여자아이들이 친구끼리 '난 왜 이리 예쁠까'라고 장난치는 느낌 있잖아요."

선예와 유빈은 "처음엔 우려했지만 이제 막 여자가 되려는 소녀들이 거울보고 예쁜 옷 입고 비춰볼 때의 느낌을 비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공주병은 소녀가 어설픈 화장으로 멋내고 '나 여자예요'라고 온몸으로 말하며 거리를 활보하는 것. '이쁘다' 한마디에 까르르 웃음이 쏟아지는 그런 귀엽고 유쾌한 것이었다.

▶원더걸스에게 10년 후는?

25일로 데뷔한 지 502일째. '텔미(Tell Me)'열풍을 일으킨 지 1년이 채 안 되는 이들에게 10년 뒤를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지 궁금했다. 준비한 대답을 예상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바쁜 스케줄에 지친 건지, 질문이 맘에 안 들었는지 다들 조용한 가운데 제일 들뜬 건 선예였다.

"10년 뒤면 스물 일곱인데요. 음…. 희망하는 꿈을 이루고 더 큰 꿈을 꾸고 있을 것 같아요. 더 넓은 곳으로 나가서 더 많은 사람을 알고 그 사람들 앞에 설 것 같아요. 엉? 스물 일곱이니까 그땐 남자친구도 있으려나? (갸웃갸웃) 결혼…하려나? 하여튼, 20대 후반도 멋지게, 행복하게 보내고 있을 것 같아요."

"아, 저요? 저도…. 더…큰…무대에서…더…많은…사람들…만나고…많은…활동…하고 있을 것 같아요." 선예 얘기를 듣다가 소희 얘기를 들으면 한 박자는 더 느린 것 같다.

10년이 지나봤자 20대인 동생들과는 달리 10년 뒤 30대가 될 언니들은 대답이 늦다. "서른이니까 음…. 아마 그때쯤 되면 곧 결혼할 남자친구가 있지 않을까요?"

예은의 말에 4차원 소녀 선미가 끼어든다. "서른이면 애기 낳아야 하는 거 아냐?" "너~ 내가 서른 넘어(결혼) 한댔지?" 그 사이 서로 까불고 놀리고 노는 유쾌한 분위기가 돌았다. 그러다 사뭇 예은의 눈빛이 진지해졌다.

"세계의 굶는 아이들, 기아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요." 아니, 원더걸스 활동을 하든, 다른 활동을 하든 한국 나이 서른이면 한창 일하거나 결혼할 나이다. 그 중 하나를 하든 둘 다하든 엄청 바쁠 텐데, 그럴 틈이 있겠느냐는 말에 "시간이야 만들기 나름인 것 같아요. 오히려 그때 되면 더 연륜도 생기고 경험도 생겨서 하고 싶었던 봉사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기자와 마주친 눈빛에는 진심이 진하게 묻어났다. 그냥 준비한 모범답안은 아니다.

갑자기 진지하던 예은의 말투가 바뀌었다."안소희, 자지마!" 소희가 눈을 위로 뜨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한마디 "안 잤어…."선예는 더 진지하다. "10년 뒤, 생각하기 싫은데…. 저는 10년 뒤에 20년 뒤에 어떻게 돼 있겠구나 상상한 대로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주어진 일을 하면서 현재를 살다 보면 놓치는 게 있게 마련이죠. 그 순간순간의 선택인 건데 10년 뒤의 모습을 어떻게 알겠어요? 어릴 때 저는 TV를 보면서 제가 가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정말 되리라고 어떻게 알았겠어요? 갑자기 초등학교 때 우연히 속초에서 서울로 이사를 왔고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어릴 때 오디션을 봤고 6년이라는 연습생 시절을 거쳐서 지금 결국 가수가 됐어요.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거예요."

전 국민이 다 아는 원더걸스가 된 지 1년이 됐지만 그러기까지의 심경변화와 맘고생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제 희망이 있다면 우리 원더걸스 멤버들이 10년 뒤에도 지금처럼 다같이 재미있게 떠들고 밥 먹고 그런 거예요. 지금의 행복만큼 그때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지금이 너무 행복해서 미래를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선예의 바람이었다.

10년 뒤 31살이 되는 유빈의 대답은 극과 극이었다. "글쎄요. 그때면 빨리 결혼해서 엄마가 돼 있거나, 멋진 커리어우먼이 돼 있거나."

진지해진 언니들의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듯 선미가 장난스러운 울상을 짓고 소리쳤다. "뭐야~ 다들 원더걸스 안 할거얏?"

박세영 기자(sypark@heraldm.com)- '대중종합경제지'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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