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길현-최경환 빈볼시비, 팬들 싸움으로 번지나

[일간스포츠 정회훈]

SK 투수 윤길현과 KIA 타자 최경환 사이에서 촉발된 빈볼시비가 팬들의 싸움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두산-SK전이 열린 17일 잠실구장에는 KIA 팬들이 현수막을 들고 나타났다. '윤길현 더러운 입과 행동 모든 야구팬들은 잊지 않겠다', '선배에게 예의 갖추면 2군행, 욕설하면 1군 보장. 볼 던지고 사과하면 2군행, 김성근 감독님 1승보다 인성을 가르치시길…' 등 지난 15일 인천 경기에서 윤길현이 11년 선배 최경환에게 했던 예의 없는 행동과 그것을 그대로 방치한 김성근 감독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SK 수비 때마다 우측 외야석에서 현수막을 들고 "SK는 사과하라"고 외치던 KIA 팬들은 홈팀 두산이 제지하자 3루측 원정 응원석으로 옮겨 농성을 계속했다. 이 과정에서 SK 팬과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KIA 팬들은 극도로 흥분한 상태였다.

급기야 경기가 끝난 뒤에는 일부 KIA팬들이 잠실구장 밖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SK 구단 버스 2대를 둘러싸고 시위를 이어갔다.

모임에 참석한 한 KIA 팬은 "윤길현이 그날(15일) 경기 후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고 했지만 구단에서 급조한 내용이었다. 아이디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거짓 사과를 용납할 수 없다. 김성근 감독님까지는 아니더라도 김재현·박경완·박재홍 등 베테랑 3명의 진정한 사과를 받아야겠다. 사과를 받아 동영상을 KIA 팬 사이트에 띄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팬은 "KIA 홈페이지에 열린 커뮤니티를 통해 이날 잠실구장에서 모이기로 했고, 서울·경기지역에서 50여 명이 모였다"라고 밝혔다.

KIA 팬들 때문에 버스까지 접근이 불가능해진 SK 선수들은 경기 후 한참 동안 구장내에 발이 묶인 채 30여분을 기다렸고, 외야 출입문을 통해 서울 숙소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겨우 구장을 빠져 나갔다.

모임에 참석한 또 다른 팬은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계속적으로 SK경기 때마다 시위를 할 것"이라고 단호히 말해 이번 시위가 일회성이 아님을 시사했다.

잠실=정회훈 기자 [hoony@joongang.co.kr]

유럽축구 별들의 전쟁! 유로2008의 모든 것

- Copyrights ⓒ 일간스포츠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