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 서부지역 자연재해 동부는 '에너지대란'

2008. 6. 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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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폭설…지진까지 겹쳐

광산폐쇄.도로유실등

전력생산체계 흔들

석탄.석유류 공급도 빠듯

上海등 동부연안 위협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예로부터 중국 베이징(北京)에는 서북부의 석탄길을 막으면 추위를 못견뎌 얼어죽고, 곡물 운송 수로인 남방 대운하를 차단하면 굶어죽기가 십상이라 말이 전해져 왔다. 상하이(上海)와 광둥(廣東) 등 현대의 연해 발달도시들도 매한가지여서 서부 내륙으로부터 석탄과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 곧바로 태반의 공장들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외부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

중국은 이 같은 자원 편재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개혁.개방 이후 서쪽의 전기(석탄)를 동쪽으로 보내는 '시뎬둥수(西電東輸)'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왔고, 이는 실제로 연해 경제발전의 중요한 밑거름이 돼 왔다. 문제는 눈재해와 쓰촨(四川)성 일대 지진 등 잇단 자연재해로 인해 원활한 '시뎬둥수'가 위협에 처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남부 일대에 폭설 재해가 발생한 직후 광둥 성 일대의 주요 공단 도시에서는 상당수 공장들이 당국의 제한 송전으로 정상 조업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현지에서 만난 광저우의 한 한국 진출 기업사장은 "시 당국이 일주일에 4일 만 전기를 넣어주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은 여름이 되면 한층 심각해질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폭설 재해로 광산이 폐쇄되고 도로 유실로 전력생산을 위한 석탄운송에 차질이 생긴 데 따른 결과였다. 베이징과 연해지역에 대한 전력 공급이 눈 재해만으로도 큰 영향을 받을 형편이었는데 쓰촨 성 대지진 발생으로 더 많은 광산과 석탄 운송망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한층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 주요 공장지대에서는 올여름에 지난 2005년 이래 최대의 전력난을 겪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전문가들은 올여름 국가 전체적으로 1000만㎾의 전력 부족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진 영향으로 쓰촨 지구에서만 400만㎾의 발전 능력이 소실됐고 '서북부의 석탄길'이 막히면서 전기용 석탄공급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국가전력 기구들도 올여름 전기 사용 성수기에 접어들면 광둥과 산시(山西) 산둥(山東) 저장(浙江) 푸젠(福建) 성 등의 전력 사정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밝히고 나섰다. 통상 정상적인 전기 발전용 석탄재고는 10~15일치인데 쓰촨 지진 등으로 인해 베이징과 톈진(天津) 탕산(唐山)으로 이어지는 징진탕(京津唐) 경제벨트에서는 발전용 석탄 재고가 5일치 이하로 뚝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에너지 대란에 대한 예고음은 전력 생산 및 소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유류 쪽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휘발류, 경유 등 석유류 가격을 국제가격의 50% 이하로 유지하는 엄격한 가격 통제를 실시해 오고 있다. 정유회사들은 수지 타산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30% 이상 감산 체제에 들어가거나 아예 생산을 멈추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올림픽 물가'를 잡기 위해 전기와 에너지 가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나섰지만 가뜩이나 자연재해로 인해 전력용 석탄과 석유류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생산의욕까지 떨어지면서 에너지 수급을 한층 어렵게 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펼쳐지던 발전소 건설 속도도 최근엔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쓰촨 지진에 따른 영향과 올림픽용 전기 공급 때문에 전력사정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올해는 특히 사상 최대의 무더위가 올려온다는 소식을 들으니 올여름엔 공장을 돌리는 날보다 쉬는 날이 더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봄 눈재해 지역 취재차 광저우 공단지역을 방문했을 때 만난 현지 진출 화학공장장의 전화 목소리에는 힘이 빠지고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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