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없으면 시체 '무한도전' 캐릭터 열전, 갈수록 식상해(100회 특집 ②)

2008. 4. 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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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희준 기자]

MBC '무한도전'이 100회(4월 12일)에 다다르는 동안 멤버 유재석 박명수 정형돈 하하 노홍철 정준하의 캐릭터는 무한정 늘어났다. '무한도전'은 캐릭터를 부각시켜 무형식으로 밀고나가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인자 유재석 유반장으로 1인자 이미지 굳혔다!

메뚜기가 허물을 벗듯 유재석이 1인자로 거듭나는데는 2인자 박명수가 한몫을 했다. 박명수는 자신을 2인자라고 표현하며 유재석을 견제하는듯 보였지만 박명수가 2인자의 칭호를 쓰지 않았다면 유재석이 1인자의 칭호를 얻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1인자의 칭호와 함께 하하와 노홍철을 중심으로 '무한재석교'가 등장하기도 했다.

유재석의 1인자 등극은 한때 '박반장 집권시대'로 수난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진행된 반장 투표에서 유재석은 가장 많은 표를 얻으며 위협을 종식시켰다.

한 가지 이미지로 굳어진 유재석에게 고정된 캐릭터를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하지만 1인자 이미지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은 유재석의 탄탄한 진행실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박명수 호통개그에서 청년명수까지, 쏟아지는 캐릭터

1인자 유재석을 부러워할 필요가 있을까. 박명수의 변화무쌍한 캐릭터는 숨이 막힐 정도다. 박명수의 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포스(?)덕에 수많은 타이틀을 얻었다.

남을 꿈쩍 못하게 하는 호통개그로 신호탄을 쏘아올린 박명수는 호통개그의 무한 발전으로 거성이라는 캐릭터를 얻게 됐다. 뻔뻔함의 극치를 보인 박명수는 다른 멤버들을 신랄하게 괴롭혔다. 결국 박명수가 악마라는 별명을 하나 더 달게 됐다.

박명수의 뻔뻔함에도 불구하고 박명수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만큼 약한 면을 내보이기 때문이다. 박명수가 가진 캐릭터 중 하나인 하찮은 형이 이것을 입증한다. 하찮은 형일 때 박명수는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무한도전' 개그 실미도 편에서 공개된 박명수의 분장은 박명수에게 소년명수라는 캐릭터를 하나 더 선사했다. 흑채를 이용할 정도로 앞머리 숱이 적어지는데다 연장자여서 아버지라는 칭호를 가져버린 박명수는 물감으로 구레나룻과 눈썹, 앞머리를 그리고 나타나 큰 웃음을 만들어냈다. 당시 소년명수는 시청자들을 폭소케 하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 소년명수는 5일 방송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결혼식 리허설에서 박명수는 청년명수라는 별명을 획득했다.

박명수의 수많은 캐릭터들은 연결선상에 있다. 굳이 박명수의 외모 때문에 생긴 별명들이라고 볼 수 없다. 재미와 웃음을 위해서라면 몸을 사리지 않는 박명수의 모습이 박명수의 여러 단면들을 만든 것이 아닐까.

#삐침쟁이 바보형 정준하는 국수 50그릇 먹어치우며 식신 면모 과시

정준하는 삐침쟁이다. 소심한 성격 때문인지는 몰라도 멤버들의 농담에 쉽게 삐쳐버린다. 하지만 삐침쟁이는 정준하의 바보형 캐릭터에 묻혀버린지 오래다.

뭘해도 모자라보이는 행동 때문에 정준하는 바보형이다. 정준하의 바보형 캐릭터는 이름 석자를 널리 알리게 한 MBC '코미디 하우스'의 '노브레인 서바이벌' 코너의 "저를 두번 죽이는 거에요"연기에서 기인한 것이다.

정준하는 MBC 인기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많이 먹는 캐릭터로 등장하면서 식신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후 정준하는 2007년 4월 '무한도전' 50회 특집에서 국수 50그릇을 먹어치우고 잠이 들면서 진정한 식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정준하의 거대한 몸집과 괴력, 엄청난 식성은 정준하에게 괴물이란 캐릭터를 하나 더 쥐어줬다. 마침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이 히트를 치며 정준하는 괴물 이미지는 더욱 부각됐다.

#노홍철 퀵마우스에서 돌+아이 되다

노홍철은 퀵마우스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노홍철은 화려한 언변과 사람의 정신을 쏙 빼놓는 빠른 말 속도를 들고 '무한도전'에 왔다.

노홍철의 퀵마우스 캐릭터는 한동안 요지부동이었다. 그의 빠른 언변은 안그래도 산만한 '무한도전'을 더 산만하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평생 입으로 먹고 살 것 같았던 노홍철은 강렬한(?) 눈빛을 내세워 돌+아이로 거듭났다.

돌아이는 노홍철의 퀵마우스의 확대판이라고 할 수 있다. 노홍철의 특이한 패션, 쉬지 않는 입, 번뜩이는 눈빛을 모두 포함할 수 있는 캐릭터는 퀵마우스가 아니라 돌아이다.

노홍철의 퀵마우스 이미지가 한창 식상해갈 때쯤 등장한 돌아이 캐릭터로 인해 노홍철은 진부함을 어느정도 벗어났다. 돌아이 캐릭터로 변한 후 노홍철은 자신이 빠른 말 속도를 내세우기보다 저질댄스를 개발해내며 돌아이 캐릭터를 완성시켜 나갔다.

#뚱보 도니 정형돈, 아직도 어색해!

정형돈은 그다지 내세울만한 캐릭터가 없었다. 정형돈의 퉁퉁한 몸매에서 나온 뚱보 도니가 그가 가진 캐릭터의 다였다.

그렇다할 특징이 없던 정형돈에게 '어색한'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은 하하 덕분이었다. 하하는 2006월 8월 방송된 뉴질랜드 특집에서 정형돈에게 쓴 롤링페이퍼에 "아직도 어색하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다른 멤버들도 정형돈과의 어색한 관계를 토로해 정형돈은 어색한 뚱보가 되고 말았다.

이후 매니저들과 함께 한 '환장의 짝궁' 특집에서 정형돈은 전 매니저와도 서로 뻘쭘해하는 모습을 보이며 어색한 뚱보의 캐릭터를 굳혀나갔다. 다른 곳에서는 전혀 어색하지 않은 뚱보이지만 '무한도전'안에서 정형돈은 어색하기 짝이 없다.

최근 들어 어색한 이미지는 많이 퇴색됐지만 정형돈은 어색한 뚱보로 웃음을 만들어내며 한동안 큰 재미를 봤다. 정형돈을 어색해하고 어려워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하하, 군인돼 '무도' 떠났지만 꼬맹이 꼬리표는 여전

하하의 키는 작다. 꼬맹이, 단신 등의 캐릭터는 모두 하하의 키에서 만들어진 별명이지만 하하는 꼬맹이 캐릭터를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하하는 단신에 이어 꼬맹이라는 캐릭터를 갖게 된 후 귀여운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악~'소리를 지르며 떼를 쓰는가하면 "하하는~"으로 시작하는 어린애 같은 말투로 꼬맹이 캐릭터에 힘을 실었다. 하하는 '무한도전' 강변북로가요제 특집에서 '키작은 꼬마 이야기'를 부르기도 했다.

상꼬맹이 캐릭터는 하하의 어머니 김옥정이 지어준 별명이다. 꼬맹이와 다를 것은 없지만 융드옥정 김옥정은 "꼬맹이 중에 꼬맹이라는 의미에서 상꼬맹이는 어떠냐"며 아들의 캐릭터를 직접 손봐줬다.

'무한도전'의 캐릭터는 100회의 역사만큼이나 다양하다. 캐릭터끼리의 조화는 '무한도전'을 최고 예능 프로그램의 자리에 올려놨다. 하지만 최근 '무한도전'에서 캐릭터의 식상함이 '무한도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반복되는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점점 지루함을 느끼고 있다는 소리다.

한 사람에게서 뽑아낼 수 있는 캐릭터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무한도전'은 100회까지 달려오면서 뽑아낼 수 있는 캐릭터를 다 선보여 버린 것일까. 프로그램 형식도 형식이지만 캐릭터에 많은 승부를 걸었던 '무한도전'이 또 다른 캐릭터 변화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희준 jinxijun@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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