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 원저우 '라이터 신화' 불꺼진다

2008. 4. 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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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인건비 급등

위안화 상승까지 겹쳐

공장 50여곳 폐업

기업들 충칭등 탈출러시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가 고비용과 가파른 위안화 절상의 장벽에 부딪혀 '중국 제조 1번지'라는 명성을 내줘야 할 상황에 몰리고 있다.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급등과 가파른 위안화 상승에 따라 최근 들어 원저우 일대 민영 중소기업 사이에 공장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원저우 중소기업촉진회의 저우더원(周德文) 회장은 "원저우의 30여만개 중소기업 중 20%가량의 기업이 폐업위기에 처했으며, 경영난은 인근 창싼자오(長三角)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민영 공장 폐업의 공포는 라이터(금속제 라이터).시계 등 세계적으로 이름난 원저우의 간판격 상품 분야와 의류 및 신발.전자부품 등 저비용.저가격에 의존해온 전통 노동집약형 산업 전 분야를 강타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품 라이터업체 다후(大虎)의 저우다후(周大虎) 사장은 "그동안 600여개의 원저우 라이터공장이 세계 시장의 85%를 점유해왔으나 원자재가 급등과 저환율 등 경영환경 악화로 최근 50여개 공장이 문을 닫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주 원료인 동과 백금 등 원자재 가격이 최근 3~4배씩 폭등, 경영난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향후 1년 안에 기술이 낙후한 업체 중 80~90%가 도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2년 새 동 가격은 2만대에서 6만~7만위안으로, 아연 가격은 9000위안대에서 3만위안으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민영 중소기업들이 견인해온 중국식 기업 발전모델인 원저우의 성장신화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가파른 토지 가격 상승 추세와 함께 올 들어 시행된 노동계약법도 중국 제조 1번지 원저우의 기업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

원저우 류스전(柳市鎭)의 경우 현재 1무(약 200평)당 공업용 토지 가격이 60만~70만위안으로 치솟았고 더 비싼 곳은 200만위안을 넘어서고 있다. 현지 기업인들은 같은 면적의 내륙 지역 공장 용지 가격이 5만~6만위안인 점을 감안할 때 제조경쟁력 상실은 이미 예고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파른 비용 상승으로 인해 780만명의 원저우 사람 가운데 300만명은 공장 설립 등 다양한 방법으로 외지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기업 관계자들은 원저우 상인들이 신발.복장 분야를 가리지 않고 충칭(重慶)과 쓰촨(四川) 등지로 대거 몰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원저우는 지난 20여년간 중국 제조 1번지라는 명성 아래 중국식 발전모델인 저가 대량 수출을 주도해왔다. 그동안 중국에서 생산되는 전체 안경의 80%, 면도기의 60%, 신발의 20%, 열쇠공구의 65%, 금속제 라이터의 90%가 '원저우제'였다. (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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