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럼] 고객 관점에서 보고 말한다는 것

입력 2008. 2. 25. 08:02 수정 2008. 2. 2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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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규 LG텔레콤 CRM추진담당 상무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다. 맹자에 나오는 `역지즉개연'에서 유래한 이 말은 상대편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이해하라는 뜻이다.

많이들 알고 있는 말이지만 실천하기는 힘들다. 특히 기업경영에서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 `고객은 언제나 옳다' `손님은 왕이다' 등의 구호를 모든 기업에서 수 십년이 넘도록 외쳐왔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만족을 실현한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노드스트롬 백화점, 페더럴 익스프레스 등은 모두 고객만족에 있어 전 세계 수많은 기업들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이 고객서비스 1위 기업으로 회자되고, 고객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판단하여 고객에게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실행하십시오. 그 외의 규칙은 없습니다." 이는 노드스트롬 백화점의 규칙 제1조다. 그리고 이 외에 어떤 규칙도 이 회사에는 없다. 최고의 고객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제1의 목표를 위해 고객에게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실행하는 것. `고객이 언제나 옳다'는 것을 진심으로 행동에 옮긴 예다.

세계 1위 물류업체인 페더럴 익스프레스의 고객만족 실화는 유명하다. 갑작스런 태풍으로 배달지로 가는 다리가 끊긴 것을 알게 된 페덱스의 배달맨. `24시간 이내 배달'이라는 고객과의 약속은 천명이라고 생각한 그는 헬기를 전세 내어 약속시간 내에 무사히 배달해 주었다. 그 후 고객은 자신의 돈으로 직접 신문에 감사광고를 낸다. "페덱스 배달원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들 기업들이 고객서비스로 정평이 난 것은 무엇보다도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실천했다는 것이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움직였다. 고객이 처음이자 끝이라는 것이다.

고객을 위한다는 미명 하에 고객이 혜택을 느끼지 못하는 서비스나 제도를 마련하는 기업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위와 같은 사례들은 `고객' 단 하나만을 봤다는 데 의미가 있다.

최근 이동통신 업계도 마찬가지다. 고객들의 혼란을 일으키는 용어나 서비스들이 난무한다. 고객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근 이동통신업계에서는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벌어지고 있다. 우리 회사는 `고객 눈높이로 말합시다'라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다른 이동통신사들도 유사한 캠페인을 전개한다. 이동통신 용어는 복잡하고 전문적인 약어가 많아 고객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 착안,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고객의 편의를 도모하자는 취지다.

예를 들면 매장에서 휴대폰 개통시 고유번호를 입력하는 `나밍'은 `번호입력'으로, `MNP'는 번호이동', `웹투폰'과 같은 용어는 `인터넷에서 발송한 문자', `핫빌금액'은 `해지시까지 사용한 요금'으로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다.

초기에 상담사와 판매사 모두 바뀐 용어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쉽지는 않았지만 점차 정착돼 가고 있다. 특히 현장에서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고객센터로 걸려오는 불만전화도 감소하고 있어 효과를 톡톡히 보는 중이다.

고객의 눈과 귀가 되어 보고 듣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본다는 `역지사지'가 말처럼 쉽지 않은데, 심지어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일 것이다.

그러나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은 고객과 함께 상생해야 하는 기업에게 최대의 과제다. 그 과제를 풀어가는 유일한 길은 끊임없이 고객의 관점에서 보고 말하는 것 외에는 없다. 위의 여러 사례가 시사하듯이 고객 단 하나만을 보고 한걸음씩 다가가게 되면 고객의 마음에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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