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 춘제 후폭풍.. 인력시장 난기류

2008. 2. 1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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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늦어지고 이직 속출… 공장 절반만 가동.고임금등 부작용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일손이 없어 공장을 못 돌리고 있습니다. 21일 음력 정월 보름을 보낸 뒤 월말 상황을 보고 생산 계획을 다시 짜야 할 판입니다."

17일 베이징(北京) 남쪽 대흥구 개발구에서 만난 J패션의 김모 사장은 "춘제(春節) 휴가가 지난 뒤 일주일이 다 됐는데도 라인을 정상 가동하지 못하고 납기 차질로 인한 손실이 크다"며 울상을 지었다.

춘제를 보내기 위해 귀성한 노동자들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베이징을 비롯해 저장(浙江), 광둥(廣東) 성 등 주요 경제도시 산업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이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춘제 귀성을 틈타 조건이 좋은 직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기술숙련공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처럼 힘들어졌다.

저장 성 방직공업의 중심지인 항저우(抗州) 수산(肅山)공단의 한 방직기업은 재단과 날염에 종사하던 직원들이 대거 복귀를 포기하면서 평소에 비해 라인을 절반밖에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급한 나머지 한 기업은 17일 "어떤 농민공이든 경력 불문하고 채용하겠다"는 비상 구인광고를 내걸었다.

광둥 광저우(廣州)에서는 지난 16일 춘제 이후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수백개 기업이 참여하는 '2008 춘풍 인력채용 박람회'가 열렸다. 기업들은 각 업종에 걸쳐 7000여명의 인력을 뽑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구직을 탐문하고 나선 노동자는 채 400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장의 한 기업 인력담당자는 올해는 "눈 재해로 귀성 노동자가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는데도 인력난은 오히려 더 심하다"고 밝혔다.

공장마다 인력난이 극심해지면서 노동자의 임금 또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광저우의 주요 공단지대에서는 노동자 월급이 춘제 직전에 비해 한 달 새 무려 13%나 급등했고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지역에도 노동자의 평균 월급이 최근 200~400위안 정도 급등했다. 의류공장의 경우 적게는 초임 기준으로 1500~1800위안을 줘야 쓸 만한 인력을 구할 수 있고 그나마도 보너스와 각종 수당, 복지 조건 등이 안 좋은 직장은 구직자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닝보(寧波)와 샤오싱(所興) 등 저장 성의 주요 도시에서도 노동력 부족으로 많은 공장이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기업 사이에서는 숙련공들을 확보하기 위해 심한 인력쟁탈전을 치르고 있다.

기업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노동계약 체결과 숙식, 4대보험과 공적금 등 구직자들이 원하는 모든 조건을 들어주겠다며 노동자의 소매를 붙잡고 있다.

기업들이 제시하는 월급도 한두 달 새 20%나 오른 1500위안을 넘어서고 수출 오더가 산적한 일부 기업은 "월 보수 4000위안을 줄 테니 제발 들어와서 라인을 돌려달라"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상하이의 한 외자 기업 관계자는 "춘제 이후 인력시장에 '숙련인력 공황'과 고임금 태풍이 불어닥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상하이와 저장, 광둥, 장쑤 성 등 연해 도시 상당수 지역에서는 구인.구직 비율로 볼 때 100개의 구직 희망자가 120개 일자리를 놓고 경쟁을 하는 형국이다. 공단의 기업들은 저마다 '초우대조건'을 내걸고 제단, 기계 가공, 설비 조작, 전자전기부품 조립 분야의 숙련공을 찾고 있지만 예외 없이 적정 인력 채용에 애를 먹고 있다.

최근 들어 이런 인력난은 제조기업 공장뿐만 아니라 도소매와 요식 서비스업체, 다른 연해안 및 내륙 대도시에까지 크게 확산되고 있다. 인력시장 전문가들은 "노동 보장 환경 변화와 함께 농민공에 대한 대우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기술인력을 비롯한 필요 노동력 결핍과 인건비 상승 추세가 갈수록 보폭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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