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그리나, "모든 순간이 아름다운 시절"

2008. 1. 1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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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경이 기자] 박그리나(23)는 '그린 듯이 예쁜 아이'라는 한글 이름이다. 박그리나와 마주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보니 외모뿐만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도 맑고 솔직한 예쁜 친구였다. 처음 그녀를 KBS 드라마 '마왕'에서 봤을 때는 선머슴의 전형이었다. 엄태웅 옆에서 좌충우돌 몸으로 부딪치는 열혈 형사로 브라운관을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마주하고 보니 터프하고 중성적인 매력뿐만 아니라 소녀 같은 앳된 구석도 묻어난다. 그녀가 KBS 1TV 일일드라마 '아름다운 시절'(홍영희 이상민 극본, 전창근 연출)의 여주인공 오진숙으로 돌아왔다. '아름다운 시절'은 1970년대 춘천의 작은 시장을 무대로 당시의 시대상과 가족애를 그린다. 박그리나는 오씨 집안의 막내로 밝고 명랑한 성격의 오진숙 역을 맡았다. 그녀의 '아름다운 시절'로 들어가보자.

- 7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으로 당시의 상황을 잘 모를 텐데 연기할 때 어떻게 하는가

▲사실 전혀 모른다. 박주아 선생님이 말씀을 많이 해 주신다. 옛날에는 어떻게 했다. 쟁반은 어떻게 이었다. 그렇게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했지만 지금은 전혀 어색하지 않고 쟁반을 들고 있는 모습이 너무 잘 어울린다고 한다. 태생이 국밥집 태생 이라고 어쩜 그렇게 착 붙냐고 하신다.

- '아름다운 시절'이 첫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사실 진짜 부담이 많이 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 안 하려고 한다. '매 작품마다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초반보다는 부담이 덜하고 점차 촬영장에 익숙해 지고 있다. 다른 작품보다 기간이 기니까 그 기간 동안 호흡을 잡고 가야 하는 것이 어렵긴 하다. 하지만 선배님들이 워낙 많이 나오시니까 많이 가르쳐주시고

모니터도 많이 해주시고 너무 든든하다. 배움의 장이 아닐까. 직접적으로 말씀도 해주시지만 제가 직접 보고 배우는 게 많다.

- '중성적이다'는 말을 많이 들을 것 같다.

▲성격적으로 그런 점이 있기도 하고 '잘 생겼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잘 생겼다' 소리를 참 많이 들었다. 그런 이미지도 좋지만 이제 중성적인 연기자들이 많으니까 이제 여성적으로 가는 게 어떨까 싶다. 중성적인 이미지보다 '박그리나'라는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 정형적이지 않은 느낌.

- 특공무술을 했다는 특이한 이력이 있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랑 특공무술을 해보자고 했다. 도장에 잘 생긴 선배가 있어서 갔는데 쟁탈전이 벌어졌다(웃음). 끈질기게 다녔다. 다른 애들은 다 떨어져나가고 저는 거의 1년을 다녔다. 기본적으로 몸을 지킬 수 있는 방어 정도는 할 수 있다.

- 일본어도 잘한다고 들었다.

▲휴학하고 2년 정도 공부했다. 대학 생활을 충실히 못하니까 뭔가를 채우고 싶었다. 이번에도 학기는 시작했는데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어서 학교를 못 가서 너무 아쉽고 속상하다. 그래서 이렇게 못할 바에야 다른 공부를 해보자 해서 일본어 공부를 했다. 일본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는 정도는 한다. 언어 욕심이 좀 많다. 드라마가 정리되고 학교가 방학을 시작하면 영어 공부 해보려고 한다.

- 매일 아침 7시 50분에 '아름다운 시절'이 방송된다. 아줌마 팬들은 많이 생겼을 것 같다.

▲'아름다운 시절' 전체적으로 봤을 때 어르신들이 보면서 '우리 그때 저랬지' '그때 그랬어' 그러면서 좋아하시는 것 같다. 진숙이를 보면서 아름다운 시절을 회상하는 것 같다. 진숙이 같았던 그 때를 회상하는 것 같다

. 진숙이가 울고 웃고 떠드는 것을 보면서 어렵기도 했고 그러면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가족들보면서 '힘들었지만 아름다운 시절이었구나' 그런 것을 느끼면서 보시는 것 같다.

- 본인에게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언제였나?

▲아름다웠던 시절이 언제일까? 늘 아름다웠던 시절인 것 같다. 슬펐든 불행했든 제가 갖고 있는 모든 순간은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생각한다. 먼 미래에서 봤을 때 아름다운 시절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 지금도 아름다운 시절이 아닐까 생각한다. 불안정함을 지향하면서 갈 때가 멋있는 것 같다. 항상 안주하려고 하고 일을 하면서 힘들고 고생스러운 것이 있어도 이게 희망적인 일인 것이고 앞으로 더 나아가는 일이니까 지금 이 시간이 좋다고 느껴진다.

- 앞으로는 '화려한 시절'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아주 먼 미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적으로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게 더 화려한 시절인 것 같다. 인간으로 더 나은 인간이 되면 배우로도 더 나은 배우가 된다고 생각한다. 연기 욕심도 있고 열정적이고 그런 것 보다는 저로서는 사람냄새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여유 있고 즐길 줄도 아는. 그때쯤이면 정말 화려할 것 같다.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하고 내가 주위 사람한테 많이 알려지고 그게 중요했다면 다른 길을 택했을 것 같다. 이거보다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일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제가 하고 싶고 모든 것을 비우고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니까 '잘 선택했구나' 생각했다. 선택이 아니라 물 흐르듯이 간 것 같다.

crystal@osen.co.kr

<사진> 황세준 기자 storkjo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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