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민병헌의 고요한 한국풍경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 "첫눈에는 그저 흰색과 회색이 가볍게 묻어있는 종이처럼 보이지만 들여다볼 수록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작품이 노래하는 시(詩)를 발견할 수 있는…"
한국 사진작가 민병헌(52)의 흑백 풍경사진에 대해 그가 전속된 프랑스화랑 보두엥 르봉이 소개한 글이다.
이런 설명은 하늘을 찍은 1990년대 작품인 '하늘(sky)'연작, 그 다음에 내놓은 짙은 안개 속 풍경인 '안개(deep fog)'연작, 화면가득 숲을 찍은 '어둠(gloom)'연작, 2005년 이후 진행 중인 '스노랜드(snow land)'연작 모두에 해당되는 말이다.
팔판동 공근혜 갤러리에서 그의 초기작부터 최근작을 한 눈에 돌아볼 수 있는 전시가 내달 4일부터 시작된다.
우리나라 방방곡곡의 안개 짙은 숲, 눈덮인 들판, 눈보라치는 골짜기를 찾아다니다 손이 꽁꽁 얼어가면서도 카메라를 놓지 않은 작가의 여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들이 시기별로 전시되고 있다.
30년간 흑백 스트레이트 사진만 고집해온 그는 촬영에서 인화까지 모든 과정을 손수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먹빛 산수화를 완성시킨다.
거무스름한 숲 속에서도 나무 하나하나의 음영을 식별할 수 있는 '어둠' 연작에서는 전통적인 사진 인화방식인 젤라틴실버프린트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는 작가의 장인정신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사진계에서는 그가 내는 독특한 회색빛을 '민병헌의 그레이(gray)'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국 L.A.카운티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MOMA), 휴스턴 미술관 등 미국 유명미술관에 그가 찍은 한국풍경사진들이 소장돼있고 내년에는 영국 런던에서 개인전도 잡혀있다.
사진전과 때를 맞춰 그의 풍경사진 연작을 담은 사진집도 나왔다. 내달 28일까지. ☎02-738-7776.
chae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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