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숙씨 산문집 '마지막 한해'

2007. 8. 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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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배우 문숙씨(53)가 고 이만희 영화감독(1931~75)과의 1년반에 걸친 짧은 사랑을 털어놓은 산문집 '마지막 한해'(창비)를 출간했다.

문씨는 74~75년 이감독의 영화 '태양 닮은 소녀'와 '삼포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그와 23세의 나이차와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나눴다. 그러나 이감독이 '삼포 가는 길' 편집작업 중 심장마비로 쓰러져 타계한 뒤 병을 숨긴 채 말 한마디 없이 떠나버린 연인에 대한 원망과 슬픔 때문에 배우생활을 중단하고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후 문씨는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산타페 등지에서 화가로 활동하면서 명상치유의학과 자연건강음식을 공부하고 요가강좌를 열기도 했다. 지금은 하와이 마우이섬에 거주하면서 명상과 치유활동에 힘쓰고 있다.

이감독이 죽은 지 30년 뒤 미국에서 우연히 '삼포 가는 길'을 다시 보고 카메라 너머로 자신을 주시하던 이감독의 눈길을 느끼면서 자신의 삶과 화해했다는 저자는 '태양 닮은 소녀'의 오디션 장면에서 시작해 이감독의 타계로 끝나는 짧은 사랑을 당시 영화계의 작업모습과 더불어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군사정부의 영화에 대한 규제와 싸구려 상업영화의 범람 속에서 '만추' '휴일' 등 많은 걸작을 탄생시킨 이만희 감독은 영화배우 이혜영씨의 부친이기도 하다.

책 속에는 문씨와 영화를 보던 이감독이 갑자기 일어나 "한국영화 개똥이다. 만드는 놈도 개똥이고 보는 놈도 개똥이다"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다.

저자 문씨는 고교 재학중 발탁돼 TV 드라마에서 활동했으며 영화 '태양 닮은 소녀'로 한국연극영화상(현 백상예술상) 영화부문 신인상(74년)을, '삼포 가는 길'로 대종상 신인여우상(75년)을 수상했다.

〈한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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