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표의 발 없는 말]'대성 예감' 최대성, 제 2의 박동희로 뜬다

2007. 4. 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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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밤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맞대결에서 연장 10회말 이대호의 끝내기 솔로홈런이 터졌다. 홈런은 극반전의 묘미를 안겨주는 야구의 꽃이다. 홈런 중에서도 끝내기 홈런은 꽃 중의 꽃이라고 할만하다. 이 경기의 수훈갑인 이대호가 화제의 중심에 서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지만, 승리의 발판을 닦아놓은 최대성(22)에게 오히려 눈길이 간다.

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시즌 5, 6호 홈런을 날리며 팀 타점을 독식한 이대호의 홈런이 찬란했지만 정작 롯데가 연장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최대성으로부터 우러나온 것이었다.

최대성은 3-3으로 팽팽하던 7회 초 2사 2루의 실점 위기상황에서 등판했다. 최대성은 등판하자마자 박경완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으나 후속 정근우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 한숨을 돌렸다.

그 동안 그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만 인식됐던 최대성의 숨은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8, 9회였다. 2이닝 동안 최대성은 SK 8타자를 상대로 1피안타 5탈삼진으로 요리했다. SK 타자들은 그의 빠른 공에 헛손질하기 일쑤였고 느린 커브볼에도 현혹됐다. 불안하던 제구력도 안정감을 보였다.

이 경기의 TV중계 해설을 했던 이순철 MBC ESPN 해설위원은 "최대성의 활약이 있었기에 롯데가 이길 수 있었다"는 총평을 내렸다. 강병철 롯데 감독도 "최대성이 잘 해줬다"고 공로를 인정했다.

최대성(崔大成), 그의 이름 뜻 그대로 '대성예감'을 품어도 손색없는 경기를 26일에 그는 해냈다. '미완의 대기'에서 벗어나 대성의 큰 길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큰 투수의 자질을 그는 엿보였다.

최대성은 분명히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이다. 그의 평균 구속은 150㎞에 이르고 지난 22일 현대 유니콘스전에서는 153㎞짜리 공도 던졌다. KIA 타이거즈의 한기주(최고 157㎞) 다음으로 빠른 공을 뿌릴 수 있는 투수로 인정받고 있다. 최대성은 "작년에 2군에서 160㎞를 던진 적도 있고 1군에서 155㎞도 기록했다"고 은근히 자랑했다.

자연스레 최대성은 부산고 선배로 얼마 전 고인이 된 박동희의 현역시절을 연상시킨다. 현역시절 최고 153.5㎞의 공을 던졌던(1990년) 박동희가 일찌감치 대형투수로 주목을 받으며 프로무대 초기에 좋은 성적을 내다가 흐지부지 뒤안길로 사라진 데 비해 최대성은 날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다른 점일 것이다.

최대성은 2004년 부산중, 고를 거쳐 곧바로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고교시절 최대성은 투수로는 별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주로 포수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최대성은 2004년 6게임, 2005년 11게임, 2006년 23게임에 등판했다. 지난 3년간 40게임에 등판해 1승4패1세이브를 올렸고 평균자책점은 6.88에 이를정도로 눈에 들지 않는 평범한 투수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눈을 씻고 다시봐야하리만치 몰라보게 달라졌다. 무엇보다도 흔들리던 제구력이 한결 다듬어졌다.

4월26일 현재 최대성은 10게임에 등판, 17⅓이닝을 던졌고 투구수 253개, 9피안타 6사사구, 21탈삼진, 2실점(2자책),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하고 있다. 그의 투구 이닝과 투구수는 선발 투수진에 버금가고, 특히 털삼진은 팀내 최고인 것은 물론 8개구단 통틀어서도 2위(공동. 1위는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으로 33개)에 올라 있다. 이닝당 탈삼진율은 단연 1위이다.

셋업맨의 임무를 맡고 있는 최대성의 성장이 눈이 부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 통계로 입증할 수 있는 수치라고 하겠다.

그의 장래를 장미빛으로 그릴 수 있는 것은 몸에 밴 성실성과 강한 어깨 때문이다. 강병철 감독은 "오로지 야구밖에 모르는 선수이다. 현재 우리 팀에서 준마무리로 2~3이닝을 던지게 하고 있지만 변화구 컨트롤도 좋아졌고 올해를 넘기면 최고 수준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부풀렸다.

최대성은 어디까지나 겸손하다. "투수로서 믿음을 주고 팀내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야구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그는 "아직 경험이 많이 부족하고 경기 운영능력도 더 길러야 한다"고 스스로 채찍질 했다. 최근 복식호흡법을 익혀 실전에 응용하고 있는 최대성은 키 182㎝, 몸무게 88㎏으로 체중이 프로에 들어와 6㎏가량 늘었다. 성격이 활달하고 음식은 육류나 회, 가리지 않고 뭐든지 잘 먹는다.

그가 팀 마운드의 선발 한 축을 이루는 날, 롯데야구는 무서운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최동원-박동희의 대를 이를 정통파 강속구 투수의 출현에 기대를 걸게 한다.

홍윤표 OSEN 대기자

<2007 삼성 PAVV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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