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조, "개그맨이냐는 악플? 오히려 자극제"

2007. 3. 2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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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지연 기자] 삼각김밥머리, 서인영 골반패션, 역도선수패션, 주사위머리…. 이를 개그맨들의 공연소품쯤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바로 2집 앨범을 발매한 가수 노라조의 코믹 콘셉트인 것.

일반인들의 상상력으로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채 최근 엽기 코믹 가수로 가요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이들이 바로 조빈, 이혁으로 뭉친 노라조이다. 노라조는 '삼각김밥머리'라는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시도하는 것도 모자라 서인영의 골반패션을 입고 노래를 불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서인영이 입었을 때는 섹시함을 넘어서 다소 관능적이고 선정적이기까지 했지만 노라조의 조빈이 입으니 영락없이 코믹이다.

이렇게 해서 대중의 시선을 끄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튀면 튈수록 자연스레 따라오는 그림자같은 조재, 바로 안티들의 공격은 피할 수 없다. 그중 가장 많은 악플 중 하나는 "도대체 가수냐 개그맨이냐"라는 것. 노래가 아닌 튀는 외모로 더 유명해졌으니 이런 악플이 생길 수밖에.

이 같은 악플을 노라조의 조빈은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눈치였다. "외모가 평범하지 않으니까 (이 같은 반응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조빈은 "노래하는 모습으로 각인을 시켜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를 몰라주는 것에 대한 서운함보다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더 많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며 "삼각형 머리를 보면서 '아 쟤는 조빈이구나', '개그맨이 아니라 가수 조빈이구나'라고 연상할 수 있는 고리를 만들어 드리고 싶다"고 당당히 말했다.

노라조가 이슈를 몰고 다니는 것은 비단 튀는 패션 때문만은 아니다. 이번 2집 앨범의 콘셉트 역시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2집 앨범 재킷을 살펴보면 나체차림의 여성 실루엣과 함께 노라조 멤버들이 직접 상의를 벗고 찍은 사진 등 섹시를 표방한 이미지컷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뿐만 아니라 톡톡 튀는 솔직한 가사 표현 역시 귀를 즐겁게 한다.

하지만 너무 과감했던 것일까? 최근 국가청소년위원회로부터 2집 수록곡 중 '누님'이라는 곡이 19세 미만 청취 불가판정을 받았다. 이렇게 해서 앞으로 노라조 앨범에는 '19세 미만청취 불가'라는 스티커가 부착될 예정이다. "오늘은 친구 집으로 놀러갔었습니다. 친구는 없고 누나만 자고 있었죠"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누님'은 어렸을 적 한번쯤 봤을 법한 화장실 속 낙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라조는 "작은 것 하나일지라도 여파가 커질 수 있으므로 청소년들에게 유해할 만한 상황을 차단하려는 입장은 이해한다. 하지만 화장실에 낙서돼있는 글을 소재로 스포츠신문에 연재되는 만화 같은 느낌으로 만들어본 것 뿐이다. 전체적인 의도를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아무래도 노래 가사가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효과가 크기 때문에 잣대가 더 엄격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 외에도 SBS에서는 2집 수록곡 중 '027864315', KBS에서는 '누님', '동그라미', '027864315'가 심의에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행이도 MBC에서는 모두 통과했으며 특히 타이틀곡 '사생결단'은 무사히 심의대상에서 제외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한때는 진지한 록음악을 했던 이들이 갑자기 엽기, 코믹, 섹시라는 콘셉트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기까지는 결코 쉽지 않은 자신과의 싸움이 있었을 것이다.

조빈은 "나도 바람머리하고 멋있게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내가 하는 행동으로 인해 사람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며 "내가 상상만 해왔던 일들을 직접 실행하면서 웃겨드릴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조빈은 또 "물론 기획 초기단계 때는 코믹 콘셉트에 대한 갈등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서 음악활동을 1,2년 하고 말 것이라면 그 동안만큼은 최대한 멋있는 모습을 보여야겠지만 우리는 활동 기간을 아주 길게 잡았기 때문에 다양한 모습을 선사하고 싶다"며 "시작은 단지 재미있는 콘셉트이지만 나중에 우리가 점점 성장하면서 더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우리 욕심만 차리게 되면 아마 생명력이 짧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소신을 전했다.

코믹한 콘셉트의 조빈은 그렇다 치고 과묵한 조각미남 이혁은 이 같은 변신이 상당히 의외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얼마 전 공개된 '오빠 잘할 수 있어' 동영상을 통해 선보인 가터벨트 속옷차림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혁은 "처음에는 나보고 웃긴 웃을 입고 웃긴 춤을 추라고 했을 때 장난인 줄 알았다. 솔직히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또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이제는 적응이 되는 것 같다"며 "지금은 오히려 진지한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웃음)"라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노라조가 음악을 통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들이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입고 춤을 추면서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굽히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바로 음악을 통해 대중을 즐겁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때문이다.

노라조는 "그냥 편하게 앉아 감상하고 춤출 수 있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다. 우리 음악을 들었을 때 신나고 즐거운 기분이 그대로 전달될 수 있는 음악말이다"라며 "우리 음악을 통해 잠시 시름을 잊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라는 것이 우리들의 희망"이라고 소박한 꿈을 밝혔다.

노라조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톡톡 튀는 의상만큼이나 다소 철 없고 가벼운 그룹일 것이라는 편견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정작 본인들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진지하게 연구하는 모습에서 가수 노라조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hellow082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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