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의 경쟁상대는 왜 닌텐도일까

2007. 1. 2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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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세계 1위 스포츠용품 업체인 나이키(Nike)는 지난 1994~1998년까지 5년 연속 세 배 이상의 경이적 성장률을 기록해 오다 성장률 둔화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자 경영혁신에 돌입했다. 인상적인 것은 당시 나이키가 소니, 닌텐도, 애플 등을 새로운 경쟁상대로 규정했다는 점이다. '나이키의 경쟁사' 하면 떠오르는 리복, 퓨마, 아디다스는 목록 어디에도 없었다.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나이키의 주 타깃이 바로 청소년들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나이키는 청소년들이 닌텐도 게임에 몰두하게 되면 집밖에 운동을 즐기러 나가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운동화를 신을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매출 수익에 지장을 받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는 업종 안에서 치열하게 펼쳐졌던 '시장점유율(Market Share)'경쟁이 업종 간의 장벽이 붕괴되고 있는 환경 하에서 '고객의 시간점유율(Time Share)'경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이렇듯 급변하는 시장의 흐름을 전략적으로 분석, 주목한 책 한 권이 독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얻고 있다. 흥미로운 제목의 마케팅 전략서 <나이키의 상대는 닌텐도다>(마젤란. 2006)가 그 주인공이다. 책은 마케팅 기법이 아무리 발전해도 소비자의 변화를 추월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마케터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바로 소비자를 단지 바짝 뒤 쫓는 일이다.

책이 던지는 8가지 화두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최근 온라인 마케팅 시장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UCC' 마케팅 활성화 전략. 기업 마케팅 담당자라면 밑줄 그으며 읽을 만한 내용이다.

'UCC 마케팅을 활성화하기 위한 성공 7계명'

1.참여시키고 개방하라.

아무리 뛰어난 UCC 자원기술을 제공해준다 해도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UCCer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이유에는 자기만족뿐만 아니라 '자기자랑'도 있다. UCCer가 자랑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참여를 유도하라. 그리고 그들의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최대한 개방하라. "정보는 나눌 수록 커진다"는 사실은 고객이 아니라 당신이 먼저 알아야 할 과제다.

2. 선의의 경쟁을 유발하라.

사용자가 제작한 콘텐츠에 대한 보상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물질적인 것에 국한될 필요는 없다. 랭킹시스템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유발하는 것은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일에 기여 할 뿐 아니라 양적 확대에도 일조한다.

3. 합리적인 보상을 제공하라.

비록 UCCer가 자신이 좋아서 자발적으로 제작한 콘텐츠라 할지라도 이들이 자원봉사자는 아니다. 창작은 고통을 수반한다. 따라서 UCC를 통해 얻은 수익은 상호간에 합리적으로 배분되어야 한다. "내 것 가지고 기업이 생색내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 UCCer는 당장 경쟁사로 떠날 수도 있다.

4. 자유방임형으로 운영하라.

통제가 많아질수록 나중에 환경이 변하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욕구가 봇물 터지듯 분출된다. 마찬가지로 UCCer 들이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제약이 너무 많아도 이러한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 UCCer를 믿지 못할 것 같으면 UCC 마케팅을 할 자격도 없다.

5. 먼저 주고, 나중에 받아라.

온라인 비즈니스에서 성공한 많은 기업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먼저 주고 나중에 받는(Give, and then Take)'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UCC를 생산하는 사람도 많아져야 하지만 이를 보는 사람도 늘어나야 한다. 일정 수준을 돌파하기 전까지는 서비스를 열어놓고 진입 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 섣부른 유료화는 자칫 화를 초래 할 수도 있음을 우리는 몇 년 전 프리챌의 실패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6. 전파할 수 있는 장치는 강력할수록 좋다.

마시마로, 졸라맨 등은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통해 성공한 사례들이다. 문제는 재미있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은 공감하기는 쉽되 공유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HTML을 다루는 사람들도 플래시를 홈페이지에 담는 것에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 마케팅에서 흔이 쓰이는 '친구에게 보내기(Tell-a-friend)' 처럼 사용자가 제작한 콘텐츠도 손쉽게 확산될 수 있는 장치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7. UCC 보다는 UMC가 더 쉽다.

만화에는 인물의 대사를 담는 말풍선이라는 게 있다.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만화를 그려보라고 하면 한 칸 보다는 말풍선 하나를 집어넣는 게 쉬울 것이다. 이미 그림은 틀이 잡혀 있는 상황이므로 고민의 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UCC 보다는 UMC가 좀 더 수월하다. UCC는 제작에 시간과 노력이 더 걸릴 뿐 아니라, 기업이 UCCer에게 브랜드가 포함되도록 요청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에 반해 UMC의 경우 사용자가 기존 소스를 갖다가 변형하면 되기 때문에 노력도 적게 들고 브랜드의 노출도 용이 하다. 사용자가 반드시 UCCer가 되길 강요할 필요는 없다. 그런 기질을 가진 사람은 누가 말려도 UCCer가 된다.

책은 이 밖에도 국내 대기업은 물론 나이키, 메르세데스, 할리데이비슨 등 세계 굴지의 기업을 비롯 닌텐도, 라쿠텐 등 우리와 환경이 비슷한 일본의 시장 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도움을 준다. 한편, 저자 정재윤은 26일 광화문 교보문고 본사에서 열릴 '북세미나'의 강사로 나서 마케팅 트렌드에 대한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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