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동해를 평화의 바다로 발언] 노무현 대통령 발언 요지

입력 2007.01.08. 18:35 수정 2007.01.0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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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참모와 토론서 나온 아이디어… 국민감정 등 고려않고 불쑥 던져

지난해 11월 한일정상회담 당시 "동해를 '평화의 바다'로 표기하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돌출발언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청와대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청와대는 8일 "정부가 동해 명칭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파장은 커지고 있다. 대통령이 정부의 공식 입장도 아닌 것을 정상회담 석상에서 불쑥 꺼낸 즉흥성에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이 국민여론과도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노 대통령은 한일문제를 대국적 차원에서 풀기위해 인식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비유적으로 동해를 '평화의 바다'로 부르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일 관계를 어떻게 해서든 풀어 보자며 하나의 예를 든 것일 뿐 진지한(serious) 발언이 아니었다"는 말도 보탰다. 양국간 사전 협의된 의제가 아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공식 제안한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청와대는 또 졸속발언 시비를 우려한 듯 "이전부터 이런 안에 대해 참모 그룹간 토론이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설명을 종합하면 노 대통령이 참모들과의 자유토론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주무 부처인 외교부 등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정상회담에서 그냥 꺼냈다는 말이 된다.

노 대통령의 돌출발언은 재임 중 최악으로 치달은 한일관계를 어떻게 해서든 풀어보려는 노력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국내 정치에서 자주 썼던 '역발상의 기법'또는 파격을 통해 국면타개를 시도한 것인데 효과는커녕 비판을 사고 있다.

한일 관계만 하더라도 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냉탕, 온탕을 반복했다. 노 대통령은 취임 초기 일본에 대한 치밀한 계산 없이 "내 임기 동안에는 한일간 과거사를 문제 삼지 않겠다"며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교과서 왜곡, 독도영유권 논란이 잇따르자 지난해 4월에는 초강경 대일독트린을 발표하는 극단을 오갔다.

이 와중에 아베 총리가 한일관계 정상화 등을 강조하며 취임하자 한꺼번에 문제를 풀자며 의외의 제안을 내놓는 '외교적 빅딜'을 시도한 셈이다. 현실적 여야관계나 여권 내 반발 등 현실적 어려움은 외면한 채 명분에만 집착하며 대연정 제의를 했다가 역풍을 맞은 접근법을 대일관계에도 도입했다. 노 대통령 특유의 역발상은 상대에게 우리의 패만 보여줬을 뿐 일과성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동국 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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