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서 문도 못열겠고..'암내가 코를 찔러'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여느 때 처럼 사람들로 꽉 찬 출근길 지하철을 탄 직장인 김나경(34,가명)씨는 어디선가 스멀스멀 밀려오는 불쾌한 냄새에 코를 킁킁거리고 말았다. 좁은 공간안에서 갑자기 나는 냄새는 다름아닌 '암내'였다.
김 씨는 "나가지도 못하고 직장까지 가는 내내 냄새에 질식할 뻔 했다"며 "범인(?)이 누구인지 몰라서 다른 사람들 역시 다들 얼굴을 찌뿌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암내가 뭐야?
암내(腋臭)는 의학적인 다른말로 '액취증'이라고 한다. 한자를 그대로 풀이하면 '겨드랑이 냄새'쯤 되겠다. 실제로 액취증은 겨드랑이 부위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겨드랑이에서 냄새 나는 걸까? 한마디로 액취증을 유발하는 땀은 겨드랑이에 있는 아포크린 선에서 분비되는 땀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흘리는 땀은 두가지 종류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체온조절을 위해 흘리는 땀과 액취증을 유발하는 땀, 두 가지로 구분되며 서로 전혀 다르다.
아포크린선의 땀 자체는 무색무취(無色無臭) 하지만, 이 땀을 박테리아가 분해하면서 이상한 냄새를 풍기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소위 말하는 '암내'가 된다.
특히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분비되는 시기인 사춘기를 접어들면서 겨드랑이의 아포크린선에서 땀 분비량이 많아진다. 반면 음부나 배꼽 등에 있던 아포크린선은 점차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겨드랑이에서만 유독 암내가 두드러지게 되는 것이다.
◇치료와 예방법은?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액취증 없애기 위해서는 평소 위생관리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항생제약물을 바르면 좋아질 수 있다. 또한 평소 향균비누등을 사용해 항상 위생관리에 신경쓴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심할 경우에는 적절한 시술을 받는게 좋다.
영남대의료원 피부과 신동훈 교수는 "액취증을 갖고 있는 경우 자칫 사람이 소심해지거나 활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남이 알려주지 않더라도 옷에 냄새가 나기 때문에 스스로 알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사람이 늘고있다"고 전했다.
액취증 수술에는 전통적으로 아포크린선을 아예 제거하는 절개술이 가장 많이 쓰이고 효과도 거의 확실한 방법이다. 하지만 겨드랑이에 피가 고이거나 구조상 압박하기 어려운 부위이기 때문에 '혈종'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이런 단점을 보완해 절개를 최소화한 전기분해법이나 레이저시술법 등도 있다. 하지만 이는 두 세번 이상 시술해야하는 번거로움도 따르고 눈으로 직접 확인되지 않아 다시 재발하는 경우도 있을수 있다.
한편 시중에 땀을 없애는 제품들의 경우 액취증을 없애는 것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신동훈 교수는 "이는 제품들이 아포크린선의 땀의 분비를 억제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평소 일상적인 땀에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겨드랑이의 털은 박테리아가 서식하기 좋다. 따라서 털이 많은 남성들의 경우 적당히 잘라주는 것도 필요한 방법이다.
이유명기자 jlov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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