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열풍'은 스타 정지영의 힘?

2006. 10. 1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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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구영식 기자]

▲ 정지영 아나운서는 지적인 이미지로 10대와 20대에서 인기가 높다.
ⓒ2006 TN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올해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아마도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데 이견이 없을 듯하다.

<마시멜로 이야기>가 써내려간 기록은 또다른 밀리언셀러인 <다빈치 코드>를 넘어선다. 이 책은 무려 38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전국 서점 종합)를 달렸는데,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의 '21주 연속 종합 1위'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또 출간된 지 9개월 만에 '100만부'(밀리언셀러)를 돌파했다. 2000년 이후 출간된 40권의 밀리언셀러 대열에 <마시멜로 이야기>도 합류한 것이다.

그러나 <마시멜로 이야기>가 미국에서는 판매가 부진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원저자들(호아킴 데 포사다, 엘런 싱어)조차 이러한 기록들에 놀랐다는 후문이다.

지난 8월 KBS 'TV 책을 말하다'팀이 100명의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마시멜로 이야기>는 CEO들이 가장 많이 읽고있는 책 10권 중 한권으로 꼽혔다. 뿐만 아니라 삼성경제연구소와 최고경영자 1253명이 선정한 '휴가철 필독서' 1위에 올랐다.

특히 <마시멜로 이야기>는 저작권료로 국내 최고수준인 10만달러(약 1억원) 이상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 아나운서는 인세와 인센티브까지 합쳐 1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4차례에 걸친 번역자 팬사인회까지 열어

<마시멜로 이야기>가 밀리언셀러의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출판계 최신 흐름인 '우화형 자기계발서'라는 점이 독자들에게 먹혔다.

이 책은 달콤한 서양과자인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는 사람이 나중에 더 성공한다는 조사결과에 바탕을 두고 있다. 운전수 찰리가 성공한 기업가 조나단로부터 현재의 욕망을 억제할 수 있어야 미래에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삶의 태도를 바꿔 나간다는 내용이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또 관련 원서를 한국의 상황에 맞도록 재가공한 출판사의 노력도 밀리언셀러의 숨은 요인으로 거론된다. 출판사측도 "원서와 번역한 내용은 상당히 많이 다르다"며 "번역한 원고를 (한국 상황에 맞게) 재가공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엇보다 10·20대에 인기가 높은 정지영 아나운서를 번역자로 내세운 점이 <마시멜로 이야기>의 밀리언셀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출판사는 정지영 아나운서를 내세워 출간 초기 책의 인지도를 높이며 '38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신화를 만들어 나갔다.

또 '마시멜로 열풍'은 때 아닌 '정지영 열풍'으로까지 번졌다. 정 아나운서는 4차례에 걸친 '번역자 팬사인회'까지 열고 '마시멜로 열풍'을 이어갔다. 이렇게 번역자가 팬사인회에 나선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심지어 저자가 아닌 번역자가 책의 광고모델이 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출판사측에서도 당시 "이 책의 타깃 고객층이 20대라는 점에 착안해 이들로부터 인지도가 높은 정 아나운서에게 번역을 의뢰했다"며 "그의 인기에 힘입어 출간 초기 20대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10대에까지 번진 '마시멜로 열풍'

출판사가 정 아나운서를 내세워 스타마케팅을 펼치자 독자층은 중·고등학생 등 10대로까지 확대됐다.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도 열렸다. 심지어 출판사는 최근 <어린이를 위한 마시멜로 이야기>까지 펴내며 또다시 '마시멜로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마시멜로 이야기>의 독자층이 10대에까지 확산된 과정에서 인터넷의 힘도 지나칠 수 없다.

정지영 아나운서의 팬들(2만7000여명)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마시멜로 이야기>를 전파하는 데 앞장섰다. 여기에다 포털사이트의 블로그와 온라인 카페도 <마시멜로 이야기>를 전파하는 진지 노릇을 했다.

정 아나운서는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98년 SBS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프리랜서를 선언하기 전까지 'SBS 뉴스퍼레이드' '접속 무비월드' '출발 모닝와이드' 'TV문화지대-낭독의 발견' 등을 진행하며 '지적인 아나운서'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는 SBS 파워FM '정지영의 스위트 뮤직박스'를 7년째 진행해오고 있다.

/구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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