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뭡니까 요즘, 블랑카 뭐해요∼"

2006. 8. 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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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연예] "뭡니까 이게, 사장님 나빠요" 외국인 노동자의 눈으로 바라본 우리 사회의 단면을 촌철살인의 유머로 소화해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개그맨 정철규(26). 지난해 3월 KBS '폭소클럽'의 '블랑카의 뭡니까 이게' 코너가 막을 내린 후 그의 모습을 브라운관에서 볼 수 없었다.

◇ "휴식중이 아닌 성장중"…체중 10kg 감량하며 심기일전

정철규는 너무 빨리 떴다. 2003년 창원공단에서 병역특례 복무를 마치고 무작정 상경, 대학로 공연을 보며 개그맨이 되려고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그러던 중 아마추어 개그 대회(한반도유머총집합)에서 '블랑카'를 인정받았고 지상파에 데뷔할 수 있었다. 원래 KBS 개그콘서트에서 첫 선을 보이려 했으나 '코드'가 맞지 않다는 의견에 따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던 폭소클럽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개그맨들이 보통 3∼5년 이상 겪는 무명기 없이 데뷔하자마자 코너를 얻는 행운을 거머쥔 것이다.

그러나 정철규는 "매번 새로 짜내야 하는 아이디어가 엄청난 스트레스였고 철저한 점검과 연습을 해야했다"며 "방송 녹화 당일은 밥도 제대로 넘어가지 않을 만큼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코너를 그만 두고 1년간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술자리도 자주 가지면서 자유를 만끽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체중이 10kg이나 급격하게 불어나면서 식욕억제제와 운동을 통해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새로운 정철규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일을 하지 않는데 생계의 어려움이 없냐고 묻자 "사실 고정으로 코너하는 것보다 여러 행사나 프로그램 패널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넉넉해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돈 문제가 아니라 개그맨으로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에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 내 원래 꿈은 가수

정철규의 노래 실력은 가히 수준급이다. 경남 창원 중앙고 재학 시절 밴드부의 리드 보컬을 맡았을 정도다. 어려서부터 가수를 꿈꿨다. '뭡니까 이게' 코너에서 김종국 모창으로 시청자를 깜짝 놀래킨 정철규는 종종 가수로 데뷔하라는 권유를 받아오다가 급기야 디지털 싱글 앨범 '왜(矮)에게'를 발표하면서 가수로 데뷔했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무릎꿇고서 용서를 빌어야 하잖아. 그 잔인했었던 세월에 짓밟혔던 피눈물들을 기억하며….' 독도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게 일침을 가하는 노랫소리는 그의 휴대전화 연결음악에서도 호소력있게 흘러나온다. 그러나 일이 안 풀리려니 음반을 내자마자 소속사가 망했고 그 때를 계기로 지금의 '갈갈이 패밀리'로 옮기게 됐다.

◇ 시사풍자개그 하고파

철저히 '블랑카'로 살았던 정철규는 스리랑카 대사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민주언론시민연대는 해당 프로그램을 추천 연예오락프로그램으로 선정하는 등 우리 사회의 민감한 사안을 이슈화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멀리 내다본다고 했다. "블랑카처럼 사회의 허를 찌르는 유머를 구사하고 싶다"며 "신선한 소재와 캐릭터를 연구중"이라고 했다. 쉬는 동안 개그콘서트 제작진과 함께 새 코너를 맡으려고 시도하기도 했지만 '블랑카'를 역전시킬 수 있는 뒷심이 부족해 다시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김용만, 신동엽, 유재석 같은 전문 MC를 꿈꾼다는 그는 "평소 말재주와 에드리브의 부족을 스스로 알고 있기에 지금 고정으로 출연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 성공해서 이른바 '잘 나간다'는 개그맨들을 보면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 뛰어난 인품에 존경심이 절로 난다"며 어린 나이와 코미디 배우에 걸맞지 않게 평소 지향하는 인간관을 점잖게 드러냈다.

세상의 아픔을 웃음으로 치유해 줄 준비가 된 사나이, 정철규. 고정 패널로 출연하는 'SBS 러브FM 표영호의 여러분 덕분입니다'에서 매주 화요일 저녁 8시30분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조만간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청자들에게 건강하고 시원한 웃음 폭탄을 들고 나올 정철규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구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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