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대학街는'떨이좌판'붐 大入학원엔 高4生북적

2006. 7. 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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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최헌규 특파원] 중국의 캠퍼스는 요즘 2개월여간의 긴 여름방학을 맞고 있다. 우리 학기와 비교하자면 12월과 1, 2월에 해당하는 계절이다. 대학 입학고사의 합격 여부가 결정되고 중ㆍ고ㆍ대학에서는 일제히 졸업식이 치러진다.

아직 직장을 찾지 못한 대학 졸업생들은 구직활동에 바쁘고, 고등학생들은 대입 합격 여부에 따라 새로운 진로를 설계하느라 여념이 없다. 비록 7월의 캠퍼스가 방학으로 잠시 망중한(忙中閑)을 맞았지만 대학과 고교 졸업생들은 각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느라 부산한 모습이다.

대학 구내에는 요즘 졸업 기념사진 촬영이 한창인 가운데 캠퍼스 이곳 저곳에 다소 이색적인 '노점 풍경'이 눈길을 끈다. 신문지로 대충 깔개를 삼은 좌판 앞에 학생들이 쪼그리고 앉아 뭔가를 열심히 팔고 있다.

졸업생들이 4년 동안 대학과 기숙사 생활에서 정든 물건들을 '창고대떨이 식'으로 처분하는 현장이다. 좌판에는 후배 재학생들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들까지 몰려 열심히 가격 흥정을 벌인다.

좌판에 가장 많이 진열된 제품은 대학교재와 참고서, 사전, 컴퓨터, 전자사전, TV 등 가전제품, 바지와 치마 티셔츠를 비롯한 각종 의류, DVD 등이다. 베이징(北京)사범대학에서 만난 한 학생은 "이 같은 활동이 언제부턴가 마치 졸업의식같이 굳어졌다"며 자신도 책과 전자제품들을 원가보다 80~90% 정도 싸게 팔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한켠에선 한 여학생이 자신의 좌판에 손때 묻은 서적을 비롯해 곰인형 등 아기자기한 소품, 각종 생활용품, 멋쟁이 청치마와 스카프, 기숙사에서 즐겨입던 미키마우스 간편복을 펼쳐놓고 손님을 맞고 있다. 대학 이웃의 한 여성 주민은 이 학생한테서 별로 흥정도 않고 70위안(약 9100원)짜리 영한(英漢)사전을 20위안(약 2600원)에, 50위안(약 6500원)짜리 치마를 5위안(약 650원)에 사서 들었다.

대학 졸업생들은 이렇듯 캠퍼스 생활에서 정든 물건들을 처분해 대략 600~1000위안(약 7만8000~13만원)을 손에 쥔다. 한 여학생은 "수익금 일부는 동창생들과 송별식하는 데 쓰고 나머지는 손지갑과 휴대폰을 사는 데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졸업식 문턱에서 스스로 그 유명한 '중국 상인' 정신을 연마하고 특유의 알뜰 소비생활을 수련하는 학생들의 지혜와 슬기가 돋보인다.

이즈음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대입 당락 여부가 결정되면서 인생의 큰 전환기를 맞는다. 특이한 것은 중국에도 해가 거듭할수록 대입 재수생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애초부터 점수가 낮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명문대학에 재도전하기 위한 고득점자 재수생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자연히 재수생을 위한 입시 전문기관이 성행하고 일부에선 정규 고등학교까지 재수생 입시 교육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 중 베이징 인근의 허베이(河北)성 줘저우중학(중고교)은 '고4(고등학교 4학년)'로 불리는 재수생 입시 전문 학교로 특히 명성을 날리고 있다.

이 학교는 현지 학생 외에 베이징 학생들이나 기타 후커우(戶口ㆍ호적) 없는 학생들을 모집, 스파르타식 입시교육으로 대량의 고득점자를 배출해 화제를 뿌리고 있다. 엄격한 학사관리에 비해 재수 비용이 저렴한 것도 이 학교가 학부모들 사이에 명성을 끄는 이유 중 하나다.

베이징 같은 큰 도시에서 재수하려면 학생당 2만~3만위안(약 260만~390만원)의 비용이 필요하지만 이 학교의 경우 일정 정도 점수가 되면 학비가 연 1만여위안(약 130만여원)밖에 들지 않는다. 현지 학생의 경우 고득점에 속하는 500점대의 재수생들은 학비면제와 함께 생활보조금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줘저우중학은 올 입시에서 각각 베이징 시 이과와 문과 최상위 점수대인 661점, 611점 자를 배출했다. 재수생들의 점수 향상률은 보통 100점대를 훨씬 높이고 있는데 한 학생은 작년 330점이었던 점수를 무려 549점까지 높이는 개가를 기록했다. 학교 당국은 장차 일본의 '청산학교'와 같은 명문 입시기관을 만들어갈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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