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성오 (6) 약속시간 '칼같이'.. 성공경영 지름길

2006. 7. 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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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에 보면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고 나와 있다. 심을 때가 있고,거둘 때가 있다.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다. 사업을 하면서 전도서의 이 말이야말로 정확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사업 성공의 원리 가운데 중요한 사항은 하나님이 주신 때를 잘 분별하는 것이다. 인생에서나 사업에서나 하나님보다 앞서지도 말고,뒤로 처지지도 말며 정확하게 그분의 뜻을 읽는 것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서 특히 시간을 잘 관리하는 것은 너무나 절실하다.

다른 업종의 CEO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나 역시 매일 전쟁 치르듯 살아간다.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나 부족한 시간이지만 나는 시간을 지배하며 살려고 노력한다. 내가 늘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시간의 노예가 되어 시간에 쫓기지 말고 시간의 주인이 되어 시간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특히 시간의 흐름을 전략적으로 이용하라는 것이 내 경영 전략의 하나다. 하루하루 시간에 대한 계산을 해야 한다. 하루가 모여 영원이 된다. 하루를 포기하면 영원을 포기하는 것이다. 하루에 대한 시간표를 만들 듯,인생 전체에 대한 시간표도 만들어야 한다. 시간을 계산할 줄 모르면 결정적인 실패를 맛볼 수 있다. 나는 특히 이 이야기를 자라나는 어린 세대에 하고 싶다. 청소년들은 일찍부터 인생 경영의 원리를 터득해야 한다. 시간의 주인이 되는 연습을 어린 시절부터 해야 한다. '큰바위 얼굴'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꾸준한 노력과 창의적 마인드도 적절한 시간 개념이 적용되어야 성공의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사업을 하면서 여러 차례 깨달았다.

청소기 제조업체인 영남산업을 인수한 초기의 일이다. 영남산업은 LG전자에 청소기 부품 및 일부 조립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였다. 그러다보니 가장 중요한 사업 포인트가 품질과 납기,두 가지였다. 납기는 납품 시간을 얼마나 철저히 지키는지가 관건이다. 우리 회사의 납품 기일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모회사의 조립 라인이 멈추는 일까지 생길 수 있다.

처음 약사 출신이 영남산업 사장으로 취임하자 모회사의 담당자들은 '제대로 잘 할 수 있을까'라며 우려했다. 그러나 일정별로 차질 없이 납기를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보니 어느 정도 우려는 불식됐다. 그런 과정에서 협력업체의 조달을 총괄하는 구매그룹장과 수시로 업무 협의를 할 기회가 많았다. 나는 제조업 초년병 사장으로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업무 협의를 위한 약속 시간이 잡히면 15분 전에 약속 장소에 나갔다. 화장실에도 가고 예상 협의 내용에 대해 미리 작성해간 자료들을 읽어보고 있다가 약속 시간에 10초도 안 틀리게 정확하게 문을 열고 미팅 장소에 들어갔다. 일찍도,늦게도 아니고 그야말로 '칼같이' 약속을 지켰던 것이다. 다섯번째 방문했을 때 예상했던 반응이 나왔다. "사장님,시간 참 정확하게 지키시네요"라며 구매그룹장이 말을 건넸다. 나는 이때를 놓칠세라 "우리 영남산업이 LG전자의 협력업체로서 납기 하나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지키도록 저와 전 직원이 노력하고 있으니 시간에 대해서는 안심하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구매그룹장이 "사장님이 시간 잘 지키시는 것을 보니 영남산업에 물량을 많이 드려도 되겠네요"라고 응답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기대 이상의 호의적인 반응을 얻어 3년 만에 물량을 4배 이상 가져오게 되었다.

이태형 전문기자 t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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