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빗장푼 티베트..'신비의 땅'이젠 옛말

2006. 6. 2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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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따른 외지인 쇄도로 환경오염 우려 …기금마련등 대책마련 절실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잡석으로 이뤄진 사막, 눈이 시리게 푸른 하늘과 호수. 시짱(西藏ㆍ티베트)자치구 성도인 라싸(拉薩)를 벗어나면 인공물이라곤 전신주와 흙담으로 쌓은 토속적인 주택뿐이다. 산봉우리마다 흰 눈이 눈부신 햇살을 받아 수정처럼 빛난다. 마을 사이 사이엔 '징번(經幡)'이라고 불리는 황색(토지), 흰색(하천), 홍색(불), 청색(하늘), 녹색(초원)의 깃발이 나부끼고 황량한 잿빛 평원엔 청옥처럼 빛나는 개울물이 흐른다.

자연 풍경에서 라싸 시내로 눈을 돌리면 제일 먼저 해발 3600m에 우뚝 선 거대한 포탈라궁이 시야에 들어온다. 포탈라궁은 산, 하늘, 신, 사람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정교한 불화를 대하면 문명과 원시가 교차하는 듯한 신비스런 느낌이 와 닿는다. 포탈라궁 앞 광장에는 '시짱 해방 화평 기념비'라는 거대한 인공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무엇이 해방이라는 말일까. 궁 안에 서성거리는 인민해방군도 그렇고 궁 앞 광장의 오성홍기도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톈안먼(天安門)광장의 오성홍기와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란 생각이 든다.

포탈라궁 옆엔 또 다른 형태로 짱(藏)족 불교를 대표하는 다자오스(大招寺)가 자리를 하고 있고 이 절 부근엔 짱족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토속마을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끈다.

라싸에서 버스로 10시간 정도 비포장도로를 달리면 시짱 제2도시 르카쩌(日喀則)에 닿는다. 르카쩌는 짱족어로 '풍요한 토지'라는 뜻이다. 짱족들에게는 어머니의 땅으로 불린다. 르카쩌로 가는 길엔 크고 작은 잡석의 산봉우리와 설봉, 호수가 눈길을 끈다. 관광 비수기엔 5시간을 달려도 마주오는 차량이 없다.

이처럼 칭짱철로가 개통되기 전만 해도 라싸를 비롯한 시짱자치구의 주요 지역은 이처럼 원시적 비경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시짱은 더 이상 신비의 땅이 아니다. 환경보호 전문가들은 칭짱철로 개통에 따른 환경파괴에 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중국 당국은 환경보호에 온 힘을 기울이고 나섰다.

당국은 이번 칭짱철로를 건설하면서 이미 20억위안(약 2600억원)의 특별기금을 환경보호 분야에 투입했고 향후 시짱 일대 환경보호를 국가 중점프로젝트로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특히 국내외 환경단체와 민간기업들을 총동원해 칭짱철로 주변에 대한 지속적인 환경보호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25일 전후로 베이징에서 시짱 환경보호포럼을 개최했다. 이 포럼에는 중국 국내외 환경전문가를 비롯해 수백 명의 관계자가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모두 78개에 달하는 시짱 환경보호 프로젝트를 확정했으며 다음달 초 현지답사를 통해 실천에 나선다.

중국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10여개 외국기업도 시짱 환경보호를 위해 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하고 중국 당국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무엇보다 장(藏)영양을 비롯한 희귀 야생 동ㆍ식물 보호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고원 생물 37종을 비롯해 국가 1, 2급 야생보호 동물이 집중적인 보호대상이다.

이미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환경보호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장영양을 비롯한 야생동물 이동통로를 33개나 마련했다. 당국은 또 관광수입의 상당액을 환경보호와 함께 현지 유목민 보조에 투입할 방침이다.

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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