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달리는'성장열차'..경제길 열렸다

2006. 6. 2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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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역 본격적 개방경제 기대… 일부"환경파괴ㆍ티베트 독립억압 우려"

▶변화맞는 고원 경제="마오뉴(긴 양털에 물소뿔가진 소)와 칭커(쌀보리)를 기차로 외지에 내보낸다는 생각을 하니 꿈만 같습니다." 시짱의 농목민들은 요즘 세상이 바뀌는 꿈에 젖어 있다. 칭짱철로 개통으로 마치 천지개벽을 맞는 분위기다.

"장약(藏藥)을 팔 겁니다. 큰 도시에 가면 동충하초 한 뿌리에 30위안(약 3900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꿈과 희망도 사람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철도 직원이라는 '신종 직업'을 갖게 된 짱족 아가씨에게도 철도 개통은 큰 축복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희망과 기대 속에 철도가 다니는 새로운 고원 생활에 적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구상 최고원지대에 놓인 칭짱철로는 무엇보다 칭하이(靑海)성과 시짱자치구 주민생활과 경제환경을 근본부터 뒤바꿔 놓을 것으로 보인다. 1일 베이징과 청두, 시닝에서 시짱행 첫 기차가 출발하고 상하이(上海)와 광저우(廣州)에서도 곧 시짱행 열차가 운영된다. 고원 경제가 대도시 시장에 편입되고 칭짱철로는 점차 인도 네팔 등 남아시아 경제권으로 뻗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농목축업과 여행업 광업자원 소비재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칭짱고원의 경제권 건설 구호도 요란하다. 칭하이 민족대학 츠단둬제(赤旦多杰) 교수는 "20여년 개방개혁이 가져온 지역불균형이 일거에 해소되고 서부대개발도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칭짱철로 개통으로 향후 75%의 화물을 철로 운송이 담당하게 돼 운수 병목이 대폭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투자환경 변화와 함께 시짱을 비롯한 극 서부지역이 본격적인 개방경제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람들은 이 지역이 경제성장에서도 향후 중국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짱과 칭하이의 2005년 국내총생산(GDP)은 각각 250억위안(약 3조2500억원), 543억위안(약 7조590억원)에 그쳤다. 라사의 석탄과 시멘트 가격은 t당 800위안(약 10만4000원) 정도다. 이 가운데 600위안(약 7만8000원)이 운송 비용이다. GDP의 절반이 그동안 노상에서 날아가 버린 셈이다. 자치구의 샹바핑춰(向巴平措) 주석은 "물자이동이 원활해져 고물가현상이 해소되고 마오니우와 유차이(채소) 칭커 산업에 종사하는 농목민에게도 새로운 사업 및 취업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 서부 영업책임자인 김영택 부장은 "지난해 40대의 굴착기를 시짱 시장에 팔았으나 올해는 100대 가까이 판매대수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당 수만위안에 달하는 물류 운송비가 대폭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신비' 시짱 천혜의 관광특구=베이징을 출발한 기차가 하루 정도 달려 칭하이 성 시닝을 지나 거얼무(格彌木)에 들어서면 서서히 고원의 신비와 마주하게 된다. 고도가 해발 2000m, 3000m 높아지면서 열차 밖에는 나무춰(納木錯)호와 칭하이호 등 고원의 호수가 절경을 이룬다.

칭짱철로는 세계 해발 최고, 최장의 고원 철도로 정확히는 거얼무에서 라사까지의 1142㎞를 일컫는다. 시닝에서 거얼무까지 814㎞ 구간은 이미 지난 84년 열차가 운행됐기 때문이다. 시닝을 기점으로 하면 전장 1956㎞에 달한다. 해발 4000m 이상 구간만 960㎞에 달하며 거얼무에서 종착역인 라사까지 총 45개의 역이 설치돼 있다.

시장 진입의 관문인 거얼무 역을 지나면 고도가 4000m로 높아지면서 옥주봉과 곤륜산의 비경이 펼쳐진다. 중국 제1 신선산으로 불리는 곤륜산은 5500~6000m 고지대에 2500㎞의 산맥을 뻗치고 있다. 커커시리(可可西里)와 함께 장영양의 고향이며 장강의 발원지로 이름이 나있다.

여기서 다시 고원 속의 얼음 하천과 설산 석림 셀수 없이 많은 교량과 암석동굴을 통과하면 일체의 생명체가 호흡을 멈춘 듯한 무인지구 커커시리 인근에 닿는다. 눈보라와 폭풍이 용의 울음처럼 차창에 울리고 인근 대부분 역에서는 휴대폰조차 송수신 기능이 정지된다.

커커시리는 국가 보호 희귀동물 장영양의 집단 서식지로 몽골어로 '아름다운 소녀'라는 뜻을 담고 있다. 거무튀튀한 잡석의 사막은 때묻지 않은 원시적 비경을 내비치며 맘껏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커커시리를 지나 얼마간 달리면 칭짱 철로여행의 최대 흥미거리 중 하나인 탕구라산(唐古拉山) 어귀에 들어선다. 해발 5072m. 역사 안팎은 전기 태양 풍력이 주요 에너지 원이며 워낙 고지대인 탓에 무인 당직제로 역사가 운영된다. 고산반응으로 머리가 지근대기기 시작하지만 좌석마다 설치된 산소공급기에 일회용 호흡기를 연결하면 탕구라산 주봉의 절경을 즐기는 데 별 문제가 없다.

탕구라 역을 지나면 시짱이다. 이후 기차는 해발 4482m의 나취(那曲)역-나둬라(拿多拉)역-양바징(羊八井)역을 거쳐 해발 3658여m의 라사역에 닿는다. 관광객들은 이때 평지로 나온 느낌과 함께 마치 겨울에서 봄으로 절기가 바뀐 듯한 분위기에 도취한다. 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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