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평생 당신만, 당신만을" 결혼식'나비放生'인기

2006. 6. 1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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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꽃보다 환상적"…기발한 상술로`나비경제`신조어 등장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중국인들의 결혼식과 기업, 기관의 각종 기념ㆍ축하 행사에 요즘 이색적인 하객이 등장했다. 이 특별한 손님은 다름 아니라 멀리 윈난(云南)과 쓰촨(四川)성 등지에서 날아온 살아있는 나비들이다.

결혼 예식 등 각종 경사에 종이꽃 대신 살아있는 나비를 날리는 것은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우한(武漢) 등 대도시에선 이미 하나의 유행이 됐다. 특히 나비가 평생 하나의 반려자만 가진다는 점에서 결혼식장의 나비 방생은 신랑신부에게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퍼포먼스가 되고 있다. 게다가 인공부화된 나비들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 축하용 종이꽃이 날아내리 듯 사람들의 옷깃에 내려앉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특별한 즐거움까지 안겨주고 있다.

중국에서도 윈난과 쓰촨 일대는 빛깔이 고운 품종의 나비가 서식하는 지역으로 가장 유명하다. 식장 행사에 쓰이는 나비들은 이곳에서 3~10시간 정도 비행기나 기차를 타고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로 운송된다. 하지만 나비 생태상 고난도의 양육기술과 운송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무나 나비 장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베이징의 류펑(劉鵬)은 가장 성공적인 나비 장사꾼으로 유명하다. 처음에 그는 중국인의 결혼식 취향이 독특하다는 점에 착안, 예식장과 각종 행사 등에 살아있는 나비를 날리는 사업을 구상했다. 그는 나비 장사가 바이오벤처사업에다 이벤트를 결합한 퓨전사업이라고 주장한다.

대학시절 그는 우연한 기회를 통해 나비 생태 연구와 함께 부화ㆍ양식 기술을 익혔고 내친 김에 나비 사업에 뛰어들었다. 얼마전부터 윈난과 쓰촨에 나비 부화 양식장까지 갖추는 등 사업을 확장해가고 있다.

요즘 류씨는 매월 1만5000여마리의 나비를 결혼식장에서 날리고 있다. 게다가 애완곤충으로 나비를 찾는 사람까지 늘어나면서 사업 전망은 한층 밝아지고 있다.

베이징의 나비상인들이 주로 윈난 등지에서 3시간가량 소요되는 비행기편으로 나비를 실어나른다. 기차로 옮길 수도 있지만 나비들이 느끼는 시차가 인간보다 훨씬 커 컨디션 회복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주로 비행기로 실어 나른다고 한다.

이들이 부화ㆍ사육해 경사에 사용하는 나비는 대략 40여종에 이른다. 크기는 엄지손톱 정도에서 성인들의 손바닥만큼 큰 것까지 각양각색이다. 가격도 수십위안에서 품종에 따라서는 100위안(약 1만3000원)을 넘는 것까지 다양하다.

중국의 신랑 신부들은 자신들의 손 안에서, 또는 마술상자 같은 통속에서 날아오르는 나비들의 영롱한 날갯짓을 바라보며 신혼의 달콤한 꿈에 젖어들고 하객들도 덩달아 즐거움을 감추지 못한다.

중국인 특유의 기발한 상술과 맞물려 일상적 경사에 나비를 방생하는 행사는 요즘 중국에서 유망한 사업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나비경제`라는 말까지 유행하고 있다.

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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