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맞선은 싫다"인터넷결혼 인기

2006. 5. 2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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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만남에 무한 기회 제공`신풍속도`자리매김…관련사업도 호황

"인터넷을 통해 결혼ㆍ연애 상대자를 만나는 일은 어떤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고 낭만적인 느낌이 들어 좋아요."

베이징(北京) 궈마오(國貿)의 한 외국인 회사에 근무하는 천(陳)모 씨는 요즘 퇴근 후 퉁저우(通州)에 있는 집에 돌아와 인터넷 결혼ㆍ연애 상대찾기 전문사이트에 접속하는 일이 즐거운 일과가 됐다.

지난 1979년 한 자녀 갖기 정책으로 독생자 자녀들이 결혼적령기에 접어든 요즘, 중국에서는 인터넷 혼인ㆍ연예 중개사업이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결혼 연애상대 전문 사이트인 바이허왕(白合網)은 개설 1년 만에 당초 예상 200만명을 훨씬 넘는 530만명의 회원고객을 확보했다.

이 덕분에 바이허왕의 자본금은 벤처투자기관의 투자 등으로 1년 새 1100만달러로 불어났다. 또 다른 결혼 연애중개사이트인 이우왕(億友網)은 올 초 2000만달러를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랑워왕(娘我網)과 펑펑망은 공동으로 125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밖에 요즘 중국에는 인터넷 결혼 연애상대 중개회사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천씨가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사이트는 바이허왕이다. 인터넷을 통해 결혼 연애상대자를 만나는 것은 친지의 소개나 맞선보다 자유로운 느낌이 들어서 좋다. 바이허왕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25~30세이고 하나같이 적합한 상대를 찾는 일에 열정적이고 진지한 모습이다. 한 달에 한두 번은 오프라인 맞선대회에도 참석한다.

혼인 연애사이트가 성업을 이루는 원인 중 하나는 젊은이들의 배우자 선택관에 변화가 일어난 점이다. 중국 당국은 1인 자녀갖기 정책 시행 후 첫 해 610만명의 독생자녀증을 수여했으며 지금까지 26세가 넘은 독생자녀 수는 9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현재 연애상대와 결혼상대를 찾는 젊은이들 대부분은 인터넷과 함께 성장한 세대들이고 이들은 공통점은 중국 전통의 배필찾기인 `샹친(相親ㆍ친지를 통한 맞선)`에 더 이상 아무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바이허왕의 톈판장(田范江) 사장은 당초 인터넷 회사를 만들 때 레저, 비즈니스 등 종합커뮤니티로 사업을 꾸려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이트 운영 도중 접속회원들의 80%가 혼인ㆍ연예 상대찾기에 관심을 보였다. 더 이상 고민할 것 없이 곧바로 결혼ㆍ연애 전문사이트로 바꿨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인터넷 결혼ㆍ연예를 목적으로 한 네티즌 수가 1000만명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유료 네티즌은 26만명에 달했다. 오는 2008년이면 각각 2900만명, 145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허왕의 경우 미국의 혼인중개 전문사이트인 e-하모니의 노하우를 접목해 중국 풍토에 맞는 상업적 모델을 개발했다. 단순히 연령과 신장, 수입만 검색하는 모델에서 피검색자의 성격이나 기호를 폭넓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특히 과학적 심리테스트를 도입한 것이 대박을 낳는 토대가 됐다.

고학력자 결혼 중개사이트인 스지자위안(世紀佳緣)은 50만명의 정예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회원 가운데 1~2년 동안 상대찾기에 성공한 사람만해도 3만명이 넘는다. 이 사이트 회원은 대부분 79년 이후 출생자로 평균연령이 28.1세이다. 스지자위안 관계자는 이후 세대들이 본격적인 결혼적령기에 접어들면 인터넷 결혼중개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중국인들이 결혼상대를 만나는 방식은 부모, 이웃, 친지, 직장동료, 학교친구 등의 소개를 통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문화혁명이 종료된 70년대 중반 이후에는 험악한 사회분위기로 이마저도 자유롭지 못했다. 농촌으로 하방됐던 젊은이들이 대거 도시로 돌아왔으나 출신가정, 정치적 배경 등의 이유로 상대찾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 60~80년대 사람들은 공원과 커피점에서 중매인을 통해 뭔가 주눅들린 듯한 모습으로 맞선을 봐야 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결혼풍속도를 바꿔놨다. 중국에는 현재 중급규모 이상을 기준으로 5000여개의 결혼중개회사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터넷은 결혼이나 연애상대를 찾는 데 낭만적인 느낌과 더불어 무한한 기회를 제공한다. 인터넷 상대찾기가 붐을 이루면서 젊은이들의 결혼관도 결혼을 위한 결혼에서 교류와 대화와 삶을 위한 결혼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베이징=최헌규 특파원/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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