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불평등 대학입시제'수술대'오르나

2006. 5. 25. 14: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명문大성적아닌 지역별 할당제 시행…학부모들"사회주의 잔재"철폐 목소리

중국에 `왕쯔청룽(望子成龍)`이라는 얘기가 있다. 자식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들의 염원이 담긴 말이다. 자식의 장래를 위해서라면 생계터전인 논밭까지 파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간쑤(甘肅)성의 한 부모가 자녀를 인기 연예전문대학에 보내려고 전 재산을 처분해 상경했다는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자녀에게 좋은 교육기회를 안겨주려는 부모들의 열망에는 억척같은 `맹모`도 손을 들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 99년 입학정원이 대폭 늘어났지만 명문대학 입학경쟁은 어느 서방국가들 못지않게 치열하다. 갈수록 학생들의 입시부담이 가중되고 한편으로는 사교육도 급증하고 있다.

최근 왕쯔청룽의 바람을 가로막는 불평등한 교육제도가 여론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톈진(天津) 등의 중점대학들은 입시제도에 있어 외지 성(省)ㆍ시(市) 출신에 대해 지역차별적 모집정원 할당제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베이징대와 칭화(淸華)대는 베이징 시 고등학교 출신 입학정원을 각각 1020명씩 책정했다. 반면 베이징보다 인구가 6배 이상(9200만명)이나 많은 산둥(山東)성에서 뽑을 인원은 각각 191명씩에 그치고 있다. 중점대학들이 부여하는 정원쿼터에서 산둥지역은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고 중서부 낙후 성ㆍ시 중에는 중점대학 쿼터가 20~30명에 머무는 곳도 많다.

입시 당락이 성적순이 아니라 쿼터에 의해 결정되는 제도이다 보니 베이징 중점대 입시의 경우 베이징 출신 학생들은 486점을 맞으면 합격할 수 있지만 쓰촨(四川)성 학생은 같은 시험에서 570점을 맞아야 입학 안정권에 들 수 있다.

이에 대해 사회 일각에서는 출생지로 개인의 장래를 결정짓는 계획시대의 잔재를 당장 철폐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가난한 지역에 태어난 것도 억울한데 대학입시에서까지 부당대우를 받아야 하느냐는 항변이다.

최근 후진타오(胡錦濤) 정권이 공부론(共富論)과 함께 지역균형발전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아직은 미약하지만 이 같은 대학입시 불평등 제도에도 개선의 기미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정법대학(中國政法大學)은 올 신학기 전형부터 최초로 본과 모집정원을 성시별 인구비례에 따라 할당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입학정원을 결정할 때 인구총량을 기초로 지식인 비율과 인구자질, 경제발전 및 현대화 정도 등에 가중치를 두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평등주의만을 앞세워 입시제도를 획일적으로 바꾸면 또 다른 부작용만 낳게 된다고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국무원과 교육부, 지방정부 등 대학의 귀속기관들이 각자 사정에 맞게 제도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부모들의 뜨거운 교육열과 체제 변화 속에서 명문대를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가열되면서 계획시대가 낳은 현행 중국의 대학입시제도는 개혁의 도마에 올랐다. 중국이 교육 분야에 남아있는 계획의 잔재를 어떻게 씻어내고 지역차별 해소와 입시기회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해 나갈지 주목된다.

베이징=최헌규 특파원/k@heraldm.com)

- '대중경제문화지'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