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강의실] 이브, 인습과 편견 버리고 말을 타다

2006. 5. 1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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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라틴 시인 마르티알리스는 시 두 줄로 호메로스 시대의 체위를 요약한다.

"문 뒤에서 프리지아의 노예들이 손으로 제 몸을 어루만진다. 안드로마케(헥토르의 아내)가 헥토르(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의 말에 오를 때마다."

안드로마케가 헥토르의 말에 올라타듯 여성은 남성의 몸에 올라탄다.헥토르가 기사답게 무기를 내려놓게 만든 안드로마케처럼 여성이 상황을 지배한다. 안드로마케는 헥토르를 잃기 전, 그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려고 높은 곳에서 기쁨을 만끽하며 홀린 듯 그를 바라본다. 하지만 오비디우스는 기마 자세가 `작은 여자`하고만 가능하다고 항변한다.

그는 <사랑의 기교>에서 "헥토르의 아내는 키가 상당히 컸기 때문에 말에 타듯 남편의 몸에 오르지는 못했다"고 말한다. 열정에 사로잡힌 안드로마케가 큰 말들을 탔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금욕적인 로마인들은 `뒤바귄 세상`을 불쾌하게 여겼다. 남자들의 몸 위로 말 타듯 걸터앉은 여성들은 동성애만큼이나 라틴 철학자 세네카에게 극도의 혐오감을 불러일으켰다.

▲2000년 10월 플레이메이트 니콜 밴 크로프트 (한국스파이스TV 제공)

중세에 확산되어 있던 남색의 개념에는 여자 밑에 깔려 있는 남자도 포함된다. 역할을 바꾸는 것은 자연을 거스르는 죄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남성이 지배자의 자리를 넘겨준다면 파멸은 불 보듯 뻔하다고 사제들은 소리쳤다. 제자리를 잃은 자는 사냥할 자리도 잃은 것이기 때문이다. 안장에서 떨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20세기 말까지도 남성들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1890년에 부비에 주교는 "그와 같은 성도착은 대개 성행위를 하는 일상적인 방법들로는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의 치명적으로 잘못된 육욕의 징표다"라고 주장한다.

반세기 후에 <킨지 보고서>는 `민중의 소리`로 표현되는 인습적인 의견들을 지적하며 통렬히 비난한다. 1948년에 이루어진 조사에 따르면, `여자는 남성적인 권위를 갖는 반면에 남자는 여자같이 나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남자는 기존의 존엄성과 가정을 훌륭히 이끌어가는 데 필요한 권력을 잃고 있다`, 성행위를 할 때 여자가 그런 식의 지배적인 태도를 보이도록 내버려 두었다가는 이혼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요컨대 여자가 승마 바지를 입으면 부부생활에 위기가 닥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의 우수한 승마 교관들은 그들의 암망아지들을 비할 데 없는 훌륭한 여기사로 여겼기 때문에 그들에는 이런 사고는 결코 공감할 수 없는 편견이었다.

승마 교관들은 개인적으로 특별 수업을 해주었다. 질주하는 연인의 얼굴을 보는 것이 좋아서, 또는 등에서부터 엉덩이까지 육감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보기가 좋아서였다. 한 무명작가의 가장 오래된 성애학 교본인 <비너스 학교>(1655)에서도 말 타기는 비중있게 다루어진다. 이 책은 귀족 아가씨들이 결혼을 할 때, 얼굴이 예쁘지 않아도 남편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비법, 젊은 시절을 감미롭게 즐길 수 있도록 남편을 만족시키는 비법을 가르치려는 목적으로 쓴 것이다.

`높이 앉은 거만한 자세는 페르슈산 말들 중 길들이기 힘든 말들까지도 코스를 완주하도록 자극한다. 그러나 남자가 원하는 지점까지 가기 위해 걱정하는 모습을 보는 대신 반대로 여자가 말 타듯 걸터앉아서 강하고 단단한 칼을 직접 칼집에 넣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오 부인들이여, 그때야말로 비할 데 없는 행복이자 지극한 만족감에 황홀감을 맛보게 될 것이다.`

열번째행성 발간 <체위의 역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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