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中젊은층'단웨이 < 직장>포기'는다

2006. 4. 26. 16: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직장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제2 인생 설계 … 베이징만 20만명 육박

중국말로 `단웨이(單位)`는 근무처(직장)라는 뜻으로 과거에는 사회활동이 모두 단웨이를 통해 이뤄졌다. 단웨이는 취업의 유일한 선택이었고 신분 결정과 호구, 사회보험, 출생, 혼인승낙 등에서 막강한 권한을 가졌다. `집을 떠나서는 살 수 있어도 단웨이가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금도 중국인들은 누군가를 만나면 고향을 묻기에 앞서 습관적으로 `당신 단웨이가 어디냐`고 먼저 묻는다.

개혁ㆍ개방 이전의 사회주의 중국은 사회통제와 완전고용의 달성을 목표로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대부분의 국민을 단웨이에 소속시켰다. 당시 민영기업과 사유재산이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모든 단웨이는 정부기관이나 국영기업, 사회단체 등의 형태로 운영됐다.

그렇지만 시대변화에 따라 요즘 젊은이들 가운데는 단웨이를 떠나 자유직업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적지 않은 화이트칼라들이 복지와 고임금, 승진기회를 마다하고 자유ㆍ독자창업으로 `2막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얼마전 한 블로그에는 `사직(辭職), 자기성찰을 위하여`라는 글이 실리자 네티즌 수만명이 몰려 동조하는 댓글을 쏟아냈다.

특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거대 기업(단웨이)의 일상적 업무에 회의를 느껴 자유직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들은 대체로 30대 전후의 연령에 직장 근무기간도 10년을 넘지 않는 젊은이들이다. 현재 베이징(北京)에만 자유직업인이 2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대 석사출신의 한 퇴직자는 "대기업에 다니는 것은 비록 대우는 좋게 받지만 `9시 출근, 5시 퇴근(朝九晩五)`에다 고정된 일에 매일 수밖에 없었다"면서 "왠지 불안하고 우울하고 답답한 심정 때문에 견딜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세 번이나 직장을 옮긴 끝에 인터넷 분야로 독립, 만족스런 자유직업인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삶의 접근 방식에 대한 젊은이들의 이 같은 태도변화는 급격한 체제개혁의 산물이다. 무엇보다 국유기업의 감원, 사회보장 폐지와 민영경제 성장이 단웨이제도의 해체를 촉진하고 있다. 단웨이제도의 근간인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구호는 이제 완전히 유명무실해졌고 단웨이는 더 이상 생사여탈권을 가진 기관도, 생계를 위한 유일한 선택도 아니다.

자유직업인을 꿈꾸는 젊은이들은 사회주의 땅에서 태어나 시장경제 풍토 속에서 자라난 세대들로 개인주의적 성향과 함께 자유분방한 삶을 선호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사회학자들은 "서구사회 소호(SOHO)족을 답습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들은 체제가 부여하는 제한된 풍요에 안주하기보다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한다.

자유직업인 자체를 경원시하던 정부도 태도를 바꿔 정책적 지원 등 제도개선책을 내놓는 분위기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5000달러를 넘은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에는 벌써 후기 공업화사회의 특징인 3차 서비스 및 개인사업 증가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k@heraldm.com)

- '대중경제문화지'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