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성직자도 세금 내야' 국세청에 민원
[오마이뉴스 김범태 기자]
▲ 종비련 회원이 국세청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 |
ⓒ2006 김범태 |
성직자들에 대한 소득세 납부를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점차 커져 가고 있는 가운데 그간 종교인 탈세방지 범국민서명운동을 전개해 온 종교비판자유실현시민연대(대표 이드, 이하 종비련)는 그동안 서명에 참여한 3500여명의 시민명단과 함께 국세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종비련은 6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세청 앞에서 종교인 탈세방지 범국민서명운동 경과보고와 민원제기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시일 내 종교인들에게도 소득세를 부과하는 상식에 맞는 조세 행정을 시행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영등포역, 홍익대 앞 등 서울 시내 주요 거리와 종교단체 앞에서 실시해 온 종교인 소득세 징수 요구 서명자 명단과 관련 서류 등을 국세청에 민원으로 접수했다. 종비련은 이날 오전 청와대와 재정경제부 등에도 같은 내용을 온라인으로 민원 제기했다.
종비련 이드 대표는 "대한민국의 소득세 법률에는 목사 등 종교인의 소득에 대한 면세 조항이 분명히 없지만, 국세청은 종교인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부분의 종교인들은 탈세를 하고 있고, 세금을 징수해야 할 국세청은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세금을 내는 것은 국민으로서의 의무이며, 더 나아가 종교인에게는 공동체에 무임승차하지 않겠다는 종교적 봉사이기도 하다"고 전제하며 "종교인이라는 특수계급을 인정하고 있는 한, 국세청은 조세평등주의를 스스로 포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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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특히 그간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던 현직 목회자들의 소득세 납부 선언도 이어졌다. 인천평화교회(기장) 윤인중 목사와 인천나섬교회(기장) 백영민 목사, 인천예본교회(예장) 정한식 목사, 충북 진천교회(기장) 고은영 목사 등 개신교 목회자 4명은 "오늘을 기점으로 우리의 소득을 정확히 신고할 것이며, 이에 따른 소득세를 납부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정강길 생명평화기독연대 신학위원장이 대독한 '소득세 납부선언문'에서 이들 목회자는 "우리의 이러한 결단이 대한민국 모든 종교인들의 소득세 납부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임을 기대하며, 한국 교회 회계의 투명성에도 기여하고 크게는 전체 교회개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종파와 교단을 떠나 대한민국 모든 종교인들이 소득세 납부에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종비련 관계자들은 이날 집회에서 '월 1억 이상 버는 종교인이 어떻게 봉사직인가' '외국 종교인도 세금 낸다. 한국 종교인도 징수하라' '종교인 과세가 이중과세라면 세금 낼 국민 하나도 없다'는 등의 문구가 써진 피켓을 들고 나와 "이미 관습화된 종교인들의 탈세행위를 용인하고 있는 국세청은 조속히 종교인 소득세 납부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종교인 탈세방지 범국민서명운동을 재정경제부, 국회, 청와대 앞 등으로 장소를 옮겨 거리서명을 계속 펼쳐나갈 예정이며, 5월 초까지 종교인에 대한 납세 부과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국세청장을 직무유기로 고발할 계획이다.
한편, 종교인들에 대한 세금 징수는 다음,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 여론조사에서도 대다수 응답자가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4일 현재 네이버에서는 총 3만3119명의 응답자 중 2만8401명(85.75%)이 찬성했으며, 다음에서는 4만1523명 중 3만2357명(77.9%)이 지지의사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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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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