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마당발' 김재록은 누구

2006. 3. 2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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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동 前의원 정책팀장 입문‥97년 `DJ 캠프` 활동

- DJ 당선 직후 아더앤더슨코리아 지사장

[이데일리 조용철기자] 김재록 인베스트투자글로벌 고문은 금융권은 물론 정치권·재계 인사들과 폭넓은 친분을 유지, `금융계 마당발`로 불린다. 언변이 능숙하고 한번 만났던 사람들과도 호형호제할 만큼 친화력이 뛰어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씨를 아는 사람들은 "한번 옷깃만 스쳐도 호형호제하면서 친근감을 표시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국내 공인회계사 자격증도 없이 모 회계법인의 부회장에 오를 정도로 수완이 탁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듯 김재록씨의 학력도 허위 가능성이 높다. 그는 전남 영광 출신이다. 고등학교는 경북 구미의 금오공고를 졸업하고 군 부사관을 거쳐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딛었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 98년 모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거쳐 미국 스탠퍼드대 MBA코스를 거쳤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한국외국어대 동창회 명단에 등재되지도 않았다. 외대 관계자는 "영어과뿐 아니라 다른 학과에서도 그 연배의 김재록이라는 사람이 졸업한 기록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작성된 스탠퍼드대 재한국 동문록에도 성명이 기록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탠퍼드 MBA 동문들은 "김재록이라는 사람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김씨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서 운영하는 6~8주 단기과정을 이수하고 MBA 출신이라고 말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김씨는 지난 90년대 중반 당시 신한국당 대선주자였던 이한동 의원의 정치특보를 지냈으며, 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의 전략기획특보로 활동하면서 정치권 인사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급부상했다.

특히 김씨는 외환위기 이후인 97년 미국계 컨설팅 업체인 아더앤더슨 한국지사장으로 취임한 뒤 DJ 정부의 각종 금융 구조조정에 깊숙이 개입, 금융계에서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당시 각종 금융구조조정의 지휘자로 정평이 났던 경제부처 및 금융계 고위 인사들과 광범위하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외환위기 이후 이자를 받지 못하는 `무수익 여신(NPL)`을 대거 인수, 높은 가격으로 처분하고, 자산관리공사의 용역을 여러 건 따내는 등 수완을 발휘했다. 최근에는 한 시중은행 매각에도 관여하려 했다는 의혹도 있다.

외환위기 당시 아더앤더슨코리아에는 이름만 대면 알수 있을 만한 유력인사의 자녀들이 여럿 근무, 이를 매개로 경제부처 및 금융계 고위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

이중에서 외환위기 이후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낸 이헌재 전경제부총리, 이 전부총리가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할 때 함께 근무했던 시중은행의 지주회사 회장인 황영기 우리금융지주회장, 오호수 전증권협회장, 김진만 전한빛은행장 등과도 친분이 있다는 사실은 금융권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황영기 회장과 이강원 전외환은행장은 2001년 이후 각각 삼성증권 사장과 LG투신운용사장으로 근무하면서 오호수 전 증권업협회장을 통해 이 전부총리와 가까워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 전증권협회장은 김씨가 회장으로 근무하던 인베스투스글로벌 고문으로 재직하다가 최근 김씨가 고문으로 한걸음 뒤로 물러나자 회장에 올랐다.

이외에도 김씨는 한화기획 대표이사, 기아경제연구소 홍보기획이사 등을 담당하면서 당시 진념 기아차 회장, 김선홍 전 회장 사이에 조정역할을 담당하는 등 대기업 관계자 등과 친분을 맺어오면서 인맥을 넓혀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지난 26일 김씨가 현대·기아차 계열사로부터 비자금을 받았다며 로비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김씨의 넓은 인맥을 활용해왔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밝혀주고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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