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내수없는 고성장'디플레 우려

2006. 2. 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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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마다 재고 눈덩이… 고소득층 주머니 열기 고심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중국 경제의 최대 딜레마는 고성장에 비해 내수가 부진한 것이다. 중국 성장의 3대 축인 투자, 수출, 소비 가운데 소비의 증가속도는 늘 꼴찌에 머물고 있다.

작년만 해도 투자와 수출은 각각 25.7%, 28.4%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내수소비는 이의 절반 이하인 12.9% 늘어나는 데 그쳐 성장에서 차지하는 소비비중은 여전히 작았다.

당국의 큰 고민 중 하나도 소비성장이 더디고 이에 따른 내수부진이 대외적으로 무역마찰과 환율갈등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이런 경제구조다 보니 기업들은 물 좋다는 중국 시장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 사이에선 `중국은 단지 공장일뿐 시장이 아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LG전자 중국본부의 경우 중국 생산의 85~95%는 수출에 의존하고 있고 이마저도 위안화 절상추세로 인해 고전하는 실정이다.

공장에선 생산이 넘쳐나는데 소비가 뒷받침이 안 돼 창고마다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상품 재고증가율이 20%에 달하고 있고 가격하락으로 기업이윤은 악화하고 있다.

작년 철강과 자동차 업종의 이윤은 각각 60.6%, 36.7% 감소했다. 일각에선 공급과잉과 제품가격 급락으로 생산이 둔화하면서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당국은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기 위해 직ㆍ간접적으로 소비부양과 관련된 정책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솽슈(雙休ㆍ주5일근무제)시행과 춘제(春節ㆍ설), 5ㆍ1 라오둥제(勞動節), 10.1 궈칭제(國慶節) 등 장기 연휴가 대표적인 소비촉진 조치들이다. 올해 춘제에 폭죽놀이를 허용한 것 역시 소비진작을 위한 고육책의 하나로 보인다.

최근에는 농촌경제 회생과 함께 농민소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3농(농민ㆍ농촌ㆍ농업)정책에 매진하고 있고 도시주민의 소비촉진을 위해 면세점을 끌어올렸다.

당국이 단체협상권과 임금인상 등 노조의 요구에 유연한 태도로 돌아선 이면에도 근로자들의 주머니를 불려 소비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문제는 당국의 마음만 급할 뿐 거대 소비자군인 이들 계층에게 당장 구매력이 없다는 데 있다. 농민을 포함한 저수입 계층은 13억인구의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20%가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절대적 기여를 하는 고수입계층이다.

이런 `80대20`의 계층구조에서 80%에 속하는 다수의 저소득 계층은 소비성향은 높은 데 반해 쓰고 싶어도 돈이 없다. 고수입 계층은 소득이 높아질수록 거꾸로 소비성향이 감소하는 추세다. 소비에 활력이 붙기는커녕 오히려 저축률이 40%대로 치솟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고수입 중산계층들의 주머니를 열 묘안을 찾지 못하고 투자조절과 공급과잉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가격혼란과 시장위축이 가중될 경우 언제 디플레이션의 우려가 현실화할지 모를 일이다.

(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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