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한 지율, 병원서도 단식 계속

2006. 1. 5.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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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윤성효·안홍기 기자] [3신 : 5일 오후 6시5분]

병원 치료 거부... 동료 스님 "설득 후 치료 시작할 것"

▲ 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동국대 일산병원으로 후송된 지율스님이 병원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중환자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있다.
ⓒ2006 오마이뉴스 남소연

5일 오후 경기도 동국대 일산병원에 입원한 지율 스님은 계속해서 단식을 고집하고 있다. 지율 스님은 현재 '암환자'처럼 몸이 마르고 기력이 떨어져 몸을 가누지 못하는 것은 물론 말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태다.

세영(신륵사 주지) 스님과 김영권(동국대 일산병원 중환자실) 실장은 이날 오후 4시 10분께 병원 5층 중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율의 상태 등에 대해 기자들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김 실장은 지율 스님이 혈압과 맥박은 정상이지만 체중이 급격히 줄어 31kg밖에 되지 않는 다고 밝혔다. 또 근력저하로 팔과 다리를 움직이기가 매우 힘든 상태다. 이 때문에 지율 스님은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은 알아듣지만, 자신이 말하는 데에는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명이 위독한 상태가 아니냐"는 질문에 김 실장은 "갑작스럽게 문제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답해 일단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다는 소견을 밝혔다.

하지만 지율 스님은 입원 후에도 단식을 풀지 않고 있다. 김 실장은 "스님이 지금 필요한 것은 수분공급인데도 정맥주사를 거부하고 있다"며 "동료 스님들과 동생을 통해 지율 스님이 물을 섭취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머지 상태는 정밀검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며 "다행히 스님이 혈액 검사는 수긍을 해 채혈은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율 스님은 또 병원 치료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영 스님은 "지율 스님이 아직 치료를 거부하고 있다"며 "함께 (천성산 터널 반대) 활동한 스님 등 가까운 이들이 설득하고 이해시켜 치료를 받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경애 불교환경연대 국장은 "추측컨대 지율 스님은 천성산 공동조사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부에 대한 실망과 천성산 생명들과의 약속 때문에 또 다시 단식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후 세영 스님은 언론에 지율 스님을 공개하려 했으나 다른 스님들과 의견이 맞지 않아 다시 비공개로 입장을 바꿨다.

▲ 5일 오후 지율스님이 입원해 있는 동국대 일산병원 중환자실에 의료진이 들어가고 있다.
ⓒ2006 오마이뉴스 남소연

[2신 : 5일 오후 4시]지율,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도착

지율은 5일 오후 3시 15분께 동국대 일산병원(경기 고양시 일산 동구)에 도착해 3층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지율은 회색 털모자를 쓰고 이동침대에 실려 구급차에서 내렸고, 이불을 얼굴까지 덮어 언론 공개를 피했다. 구급차에는 진관, 세영, 각천스님 등이 동석했지만, 취재진의 물음에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지율이 머물고 있는 병실은 일체 공개되지 않은 채 세영은 3시 45분께 지율의 근황과 단식 여부에 대해 브리핑할 예정이다.

[1신 : 5일 오후 1시 35분]지율, 병원으로 후송

'천성산 지킴이' 지율이 5일 동국대 일산병원으로 후송됐다. 지율은 지난해 9월부터 음식을 끊은 채 단식을 해왔으며 12월 9일부터는 경북 안동의 한 거처에서 지내왔다.

지율은 당초 입원을 거부했지만,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과 불교환경연대 수경 상임대표, 신륵사 세영 주지 등의 설득을 받아들였다.

이들은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부담 때문에 지율의 경북대병원 입원을 검토했다가 애초 일정대로 동국대 일산병원에 입원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 지난 9월부터 100일 넘게 5차 단식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지율이 5일 오전 병원에 후송됐다. 구급차에 실린 그의 목이 앙상한 뼈만 남아있다.
ⓒ2006 오마이뉴스 윤성효
외부로 모습 드러내는 순간... 100일 넘게 5차 단식을 해온 지율이 5일 병원 후송을 위해 신륵사 세영 주지의 등에 업힌 채 거처를 나오고 있다.
ⓒ2006 오마이뉴스 윤성효
ⓒ2006 오마이뉴스 윤성효
▲ 지율의 병원 후송은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구급차까지 세영 주지의 등에 업힌 채 이동해야 했다.
ⓒ2006 오마이뉴스 윤성효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외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지율은 건강이 극도로 나빠보였다.

오전 10시경부터 지율의 거처 주변에는 취재진과 불교환경단체, 천성산대책위 관계자들이 나와 있었다. 지율 여동생과 손정현 천성산대책위원회 사무국장, 세영 주지, 지관 불교인원위원회 위원장 등 관계자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지율의 병원 후송작전이 진행됐다.

오전 11시20여분경 동국대병원 의료진이 도착, 지율의 건강상태를 먼저 파악했다.

이후 지율은 세영 주지의 등에 업혀 앰뷸런스까지 이동했다. 지율은 시종일관 눈을 감은 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지율을 태운 앰뷸런스는 오전 11시45분경 출발했다.

지율이 그동안 거처했던 방에는 나무 불상이 놓여 있었으며, 책 <초록의 공명>이 놓여 있었다. 주방에는 지율이 마시다 만 것으로 보이는 물병 10여개가 보였다.

세영 주지는 "지율 스님이 단식한 지 100여일이 지났는데, 수경 스님 등이 '환경보다 생명이 우선'이라며 여러차례 설득을 폈다"고 말했다. 지율을 검진한 의료진은 "탈수가 심한 상태이나 그나마 혈압은 정상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상태는 검사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 지율이 거처했던 경북 안동의 한 거처 전경.
ⓒ2006 오마이뉴스 윤성효
ⓒ2006 오마이뉴스 윤성효
ⓒ2006 오마이뉴스 윤성효

/윤성효·안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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