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준 9회말 역전홈런, '안티가 없어졌다'

2005. 12. 2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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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한준 기자] 가수 문희준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이 180도 변했다. 조롱과 폄훼만을 쏟아냈던 대중들이 문희준이 지난 달 21일 현역으로 입대하자 긍정적인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문희준이 어머니께 보낸 편지가 언론에 소개된 20일 이같은 변화는 여실히 드러났다. 기사에 달린 2500여개의 리플이 대부분 호의적이었던 것. 네티즌들은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 "지금껏 악플을 단 것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제 문희준을 비난할 최대 이유가 없어졌다", "제대해서 맘껏 하고픈 음악을 추구하길 바란다", "문희준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문희준을 인정한다"며 문희준을 추켜세우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티군단을 몰고 다니던 사람이라는 것을 믿기 힘들 정도.

▲ 암울했던 5년, 오해는 오해를 낳고

문희준은 지난 2001년 솔로 데뷔 후 인터넷이 만들어낸 '최악의 안티 대상'으로 5년동안 군림(?)해 왔다. 대표적인 아이돌 그룹 H.O.T 출신의 문희준이 '록 음악을 하겠다'고 선언하자 많은 팬들은 일방적으로 문희준을 공격했고, '하루에 오이 3개만 먹고 록을 한다', '절 아티스트라 불러주세요', '7옥타브까지 올라가요' 등의 발언이 담긴 '문희준 어록'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안티 세력은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하지만 '문희준 어록'에 담긴 내용은 문희준 자신이 하지 않았던 말이었다. 우스개 소리로 농을 던지거나, 주위 사람들의 생각이 문희준의 진심이나 실제 육성처럼 왜곡돼 떠돌아 다닌 것이다. 문희준이 해명했지만 진실은 대중들의 분노 속에 묻혀졌고, 문희준은 '무뇌충', '뇌사마' 등 개인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별명으로 각인돼 갔다.

문희준이 지난 해 7월 한 일간지와 인터뷰했던 <문희준 "록 자격증이라도 따고 싶어요"> 기사는 리플만 30만개가 넘게 붙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당연히 문희준에 대한 일방적인 폄하, 욕설이 대부분이었다. 지금까지도 아무도 넘볼 수 없던 '대기록'이다.

▲ 문희준, 9회말 역전 만루 홈련을 꽂다

문희준은 씩씩했다. 한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버티기 힘들 정도의 비난이었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다. 솔로 데뷔 후 입대 전까지 4개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자신이 하고픈 록 음악을 꾸준히 추구했다. 자신의 말 한 마디가 안티팬을 자극한다는 것을 깨닫고 음악 활동 외엔 입을 좀체 열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11월. 문희준은 대한민국 청년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입대했다. 문희준이 입대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그것도 남자 연예인들이 공익근무요원이나 상근예비역, 방위산업체 등으로 많이 빠지는 상황에서 현역으로 입대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안티 군단의 영향력은 급속히 쇠잔해지기 시작했다. "군에 반드시 가겠다"고 자신이 약속했던 것을 몸으로 지키는 모습이 대중들의 공감을 산 것이다. '대통령도 바꾼' 민감한 군 문제였기 때문에 그 후폭풍은 더욱 커졌다.

이제 대중들은 문희준을 삐딱한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직업이 '가수'일 뿐이지 자기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젊은이'로 인식하는 것이다. 가수 활동 10년간의 세월의 절반 동안 돌팔매를 맞아야 했던 문희준. 그는 입대 하나로 모든 상황을 뒤집는 9회말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문희준이 그간 꾸준히 피력했던 자신의 소망대로 '음악만으로' 평가받는 날도 2년 뒤로 다가왔다.

[지난 11월 21일 논산 훈련소로 입대하는 문희준(위쪽). 군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진 문희준(가운데). 훈련병 문희준의 편지를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인터넷 댓글 캡처 화면.]

(김한준 기자 sta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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