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佛經대신 경영서적"변화하는 사찰

2005. 12. 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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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들 대학서 마케팅ㆍ재무등 MBA교육…절 운영도 기업式전환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사찰은 기업, 승려는 비즈니스 맨.` 중국 상하(上海) 이의 한 절이 기업을 뺨치는 첨단 경영기법으로 사찰운영에 변혁의 바람을 일으켜 화제다. 이제 승려들도 불경 대신 경영학 서적을 들고 법당이 아닌 MBA 강의실로 향하고 있다.

120년 전통의 위포찬쓰(玉佛禪寺). 황색의 승복을 입은 이 절의 승려와 보살 18명은 최근 상하이자오퉁(交通)대에서 MBA 위탁교육을 받고 있다. 승려들은 불경을 외는 대신 상법과 마케팅 인력 재무관리 등 속세 학문에 열중하고 도시순환발전론과 다국적 기업의 성공사례를 놓고 격론을 벌인다.

승려들은 경을 외는 한편으로 절안의 도서관에서 찬카오(參考)소식과 국제금융보 등 경제신문을 읽는 데 열성이다. 또 다른 승려들은 외국어대학원에서 한국어 영어 일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5개 외국어를 배우고 조만간 현지 언어연수도 떠날 예정이다.

이 절의 세속화 및 기업화 개혁은 주지인 줴싱다허상(覺醒大和尙)이 주도하고 있다. 줴싱다허상은 "세계화 파고에 대한 대응조치"라며 "마당 쓸고 공양이나 올리는 것이 승려의 역할이 아니다"고 목청을 높인다. 사찰도 경영마인드를 갖고 인적자원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줴싱은 29세에 위포찬쓰의 방장으로 임명되면서 다허상이란 호칭을 얻었고 33세 때는 전국정협위원까지 역임했다. 그는 불교가 사회주의 사상과 부합한다는 내용의 포럼을 주도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승려들의 MBA 위탁교육 외에도 위포찬쓰는 사찰운영을 현대식 기업경영 방식으로 개편했다. 첨단 인터넷 시스템을 구축해 사찰 운영체계를 첨단 전자시스템으로 바꿨고 승려들에게는 에이서 노트북을 지급했다.

위포찬쓰는 전자정보팀을 통해 자체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산문에서 승려의 선방까지 모든 일들을 전자시스템으로 처리한다. 승려들 사이에는 메신저나 전자메일 사용이 아주 일상적인 일이 됐다.

줴싱은 종교 가치와 비즈니스 정신이 상호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불교의 인간계 정화도 국가의 조화로운 사회건설과 상통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이 같은 철학에 따라 최근 몇년간 2000만위안(약 26억원)을 사회에 기탁했다. 그는 `인간불교`정신에 입각해 위포찬쓰의 개혁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기업들처럼 위포찬쓰도 최근 중장기 발전전략을 수립했다. 현대기업의 발전모델을 벤치마킹해 인근 부지에 레저 및 오락 단지와 상업 무역활동을 일체화하는 종합 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경내에는 이미 4성급 빈관(賓館ㆍ호텔)을 지어 숙박 영업을 시작했으며 조만간 종교 문화브랜드 사업에도 뛰어들기로 했다.

(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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