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대륙에 한국위상 드높인'삼성 신화'

2005. 12. 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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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사장 베이징大강연에"역시 기술강국"… 민간 외교관 역할 통해 국가 홍보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다국적 기업의 경연장인 중국에서 거대 기업들은 본의든 아니든 소속국의 `얼굴`로서 기업 외교관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중국인들이 노키아와 모토롤라를 대하면서 각각 핀란드와 미국을 연상하는 것처럼 한국인을 만나면 `싼싱(三星)`이라고 말하면서 엄지를 꼽아보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한국을 떠올릴 때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가 삼성이라는 얘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지난주 베이징(北京)대 영재기념관에서는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의 강연이 있었다. 삼성의 반도체 신화를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는 저녁 7시가 넘은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베이징대와 인근 칭화(淸華)대 학생 1000여명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중국의 향후 주역들에게 삼성과 한국을 홍보하는데 부족함이 없었고 기업이 애국자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황 사장은 학생들에게 삼성의 경영신화와 삼성 반도체의 기술혁명을 신명나게 소개했다. 청중들은 뭔가에 홀린 듯한 모습으로 황 사장의 기술강연에 빠져들었다. 학생들은 삼성, 아니 한국이 보유한 세계적인 기술에 감동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열기로 볼 때 이날 강연은 당초 목적인 `삼성과 베이징대학의 만남` 이상으로 중국 젊은이들에게 `기술 한국`을 재조명해 주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행사장 밖에서 만난 한 학생은 강연을 통해 새삼 한국이 기술강국임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일개 기업의 통상적인 경영행위로 치부하면 별 것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이런 해외 기업 활동으로 결국 국가(외교)가 얻는 부대 수확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될 것이다.

얼마 전 중국 삼성 본사(대표 박근희)가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벌이는 허베이(河北)성 탕산(唐山)의 1사1촌운동 현장을 찾은 적이 있다. 외부 사회와 별로 교류가 없어 이곳의 많은 주민은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생소한 느낌을 갖고 있었다.

그 중에는 남북한 분단상황도 모르고 한국을 막연히 조선(북한)으로 인식하는 주민들도 더러 있었다. 한 주민은 삼성이라는 기업을 통해 한반도의 사정을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의 표기를 한청(漢城)에서 서우얼(首爾)로 바꾸기로 했다는 소식도 최근 삼성과의 접촉을 통해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는 기업의 본래 의도와는 상관없이 훌륭한 기업 외교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한 사례들이다. 제대로 된 다국적 기업 하나는 몇 개의 현지 공관보다 많은 수혜를 본국에 안겨준다. 지극히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다국적 기업을 키워내는 것이 우리 국력을 배양하는 첩경임을 명심해야 할 것 같다.

(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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