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계남·성지루 "늘 주연이었는데.."
영화 '손님은 왕이다'에서 난생 처음 주연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 명계남과 성지루가 영화 '손님은 왕이다'(감독 오기현, 제작 조우필름)를 통해 난생 처음 주연을 맡았다.
15일 파주아트센터 세트 촬영장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그 자리에는 성현아와 이선균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첫 주연을 맡은 명계남과 성지루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둘은 이구동성 "늘 주연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해왔다"는 말로 짐짓 주연에 대한 부담감을 보이지 않으려는 듯했다.
두 사람의 평소 이미지를 떠올리면 '손님은 왕이다'가 코미디 영화라고 지레 짐작하지만 영화는 '4인4색 협박 느와르'라는 '무시무시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발사 안창진(성지루)은 변두리 이발소를 3대째 운영해오며 나른하지만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 어느날 느닷없이 이상한 손님 김양길(명계남)이 찾아와 "나는 너의 추악한 비밀을 알고 있다"고 협박하며 벌어지는 심리적 소동을 담고 있다.
김양길 역을 맡은 게 "54년 만의 첫 주연"이라고 말하는 명계남. 그는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 말을 해왔다. 큰 배우, 작은 배우는 있지만 큰 역, 작은 역은 없다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통 사람처럼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이 주인공이다 보니 내가 선택된 것 같다"고 덧붙이며.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어지는 말은 그게 아니었다.
"영화 제작사 대표로서, 선배로서 주연 배우를 많이 봐왔지요. 그들을 본 느낌은 '왜 이리 엄살이 심하지?'였는데 제가 그렇게 되더군요. 매일 이발을 해 면도 거품을 발라야 하는 까닭에 턱 주변에 피부 트러블이 생겼습니다. 주위에서 '주연 배우의 컨디션은 늘 최고를 유지해야 한다'며 배려를 해줘 피부 트러블에 대해 더 많이 엄살을 피우게 됩니다."
성지루도 역시 마찬가지.
"어떤 작품이든 항상 주연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했습니다. 등장하는 신이 많고 적음의 차이일 뿐이라고. 예를 들어 '바람난 가족'에서도 제가 출연하는 장면에서는 제가 주인공이었지요. 그 장면은 제가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역시 부담감은 어쩔 수 없는 듯했다.
"지금까지는 주연 배우들을 어떻게 하면 더 편하고 잘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될까 하는 게 우선이었는데, 지금은 제가 오히려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정확히 계산해 연기해야 하는 게 부담되지요. 매일 밤 그날 한 연기를 체크하고, 다음날 해야 할 연기 동선을 연구합니다."
그러자 명계남도 뒤늦게 떠올렸다는 듯 덧붙인다.
"맞습니다. 신이 적을 때는 앞뒤 생각하지 않고 그냥 그 신만 충실히 연기하면 됐지요. 어차피 몇 장면 없으니까. 그런데 주연 배우가 되고 보니 감정선과 동선 등을 계속 체크해야 하는 게 다르더군요."
명계남은 다른 일로 바빠 영화 출연이 뜸한 것이었는지 질문에 "후배들이 안써준다. 감독들이 '선배, 바쁘시지 않아요?'라고 물어보면 '하나도 안 바쁘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달라'고 말한다. 내가 생활비를 버는 직업은 영화 배우다"라고 답했다.
연극 배우 시절부터 서로를 알아온 두 사람이 맞출 호흡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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