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스타] <조선일보>의 정확 보도?

입력 2005. 11. 8. 09:08 수정 2005. 11. 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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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 이승경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yami@hani.co.kr

"급한 상황에 차갑게 해놓은 맥주가 없을 땐 맥주에 얼음을 넣어 마시면 좋다"-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조선일보>에 실린 한 문장의 생활 상식에 누리꾼들이 뒤집어졌다. <조선일보>에서 제공하는 정보성 꼭지인 '리빙포인트'는 10월10일치 수도권 면에 '차가운 맥주가 없을 땐'이란 제목의 글을 그림과 함께 박스 처리해 내보냈다. 제목과 내용을 합쳐 45자가 전부다. 누리꾼들은 <조선일보>가 발견한 '상식의 발견'에 놀랐고, 또 이 리빙포인트 아랫부분에 실린 준엄한 저작권 주장에 뜨겁게 반응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황당 기사다" "당했다" "낚였다" "조선일보답다" 등 폭발적 반응을 쏟아냈다. <조선일보> 사이트의 리빙포인트에는 한 건의 댓글도 붙지 않았지만, 이 글이 제공된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만 8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다른 포털 사이트도 비슷하다. 리빙포인트 10일치 댓글 모음은 누리꾼들이 자발적으로 순위를 매긴 네이버의 '요즘 뜨는 이야기'로 뽑히기도 했다. 요즘 뜨는 이야기는 주로 황당하고 엽기적인 기사들이 모인다. 누리꾼들은 이를 '성지순례'(논란이 된 기사에 매일 댓글을 남기는 놀이)라 부르고, 글을 쓴 기자를 '맥사마'라고 명명했다.

누리꾼들은 리빙포인트의 표현을 빌려 '~없으면 ~한다'는 내용으로 '짧은 글짓기 대회'를 하고 있다. 리빙포인트가 언급한 '생활의 지혜'에 비하면 누리꾼의 패러디는 '청출어람'이다.

"차가운 얼음이 없을 땐 그냥 시원한 맥주를 마셔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심히 위험-"(네이버 'albatross501') "댓글을 달고 나서 반드시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를 붙여주는 것이 좋다."('mulgari') "급한 상황에 기삿거리가 없으면 이런 식으로 때우면 된다!"('랩사라앙') "샤워할 때 뜨거운 물이 안 나오면 호호 불면서 샤워하면 된다(대박이다, 배꼽 빠지네)"('nice8910') "30년 만에 본 조선일보 기사 중에 사실 왜곡 없이 가장 정확한 기사"('kseman').

<조선일보> 관계자는 "맥주와 관련한 내용도 맥주에 얼음을 넣으면 빨리 시원해진다는 과학적인 의미가 있는데, 네티즌들이 단지 나온 내용만을 보고 평가하는 것 같다"며 "리빙포인트는 기사가 아니라 생활 속의 지혜를 주는 날씨 같은 정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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