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가는 소리가 들리는 '스크린 꿈나무'..'사랑해 말순씨' 의 이재응 군

2005. 11. 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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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응(14). 가난하지만 밝게 웃던,약초캐서 모은 돈을 봉투에 넣어 선생에게 바치던 그 아이(선생 김봉두)가 어느새 훌쩍 커버렸다. 3일 개봉하는 '사랑해,말순씨'에선 아랫방 누나(윤진서)를 짝사랑하고 뽀글뽀글 파마머리에 촌티나는 엄마(문소리)를 창피하게 생각하는 사춘기 소년 광호로 돌아왔다.

여드름 흔적이 아직 남은 까까머리 중학교 2학년인 그의 필모그래피는 '장난'이 아니다. 2002년 '로드무비'를 시작으로 '살인의 추억' '고독이 몸부림칠 때' '선생 김봉두' '효자동 이발사' '꽃피는 봄이 오면' '사랑해,말순씨'와 내년초 개봉을 앞두고 있는 '괴물'까지. 무려 8편을 찍었고,그것도 최민식 송강호 차승원 문소리 등 내로라는 배우들과 당당히 호흡을 맞춰왔다. 데뷔 4년차,한국영화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배우 이재응을 만났다.

시사회 후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사랑해,말순씨'는 이재응의 영화다. 보기에 따라 독특한 유머와 슬픔이 공존하는 그의 캐릭터는 격동의 1980년대 초를 거치며 성장해가는 사춘기 소년의 감수성을 절절하게 그려낸다. 사진을 찍으러 나가자 곳곳에서 그에게 아는 체를 한다. 어디를 쳐다봐야 할지 어쩔 줄 모르는 그 나이만큼의 소년이다.

"지나다보면 이젠 많이들 알아보세요. 사인을 해달라고 하시는데 솔직히 사인이 없어요. 그냥 이름 석자만 적어줄 뿐이에요." 그러면서 또 쑥스러운듯 얼굴이 빨개진다.

하지만 영화 얘기가 나오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청산유수. "소리 엄마(그는 문소리를 이렇게 부른다)랑 '효자동 이발사'에 이어 또 만나게 돼 행복했어요. 평소에도 문자 메시지 주고 받고 너무 친해요. 정말 엄마처럼 챙겨주세요. 이 영화도 제가 아들로 캐스팅됐다고 하니까 소리 엄마가 출연을 결심한걸요."

'사랑해,말순씨'는 그가 전혀 겪어 보지 못한 1980년대가 배경. 게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끌고 나가는 주인공이라 부담도 적지 않았을 터. "이전 작품은 운 좋게도 너무 연기 잘하는 선배들과 함께 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는데 이번엔 제 비중이 많아 걱정되고 떨리고 그랬어요. 하지만 영화속 광호와 나이도 같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거든요. 변성기도 오고 얼굴엔 여드름이 엄청 피어오르고 호기심도 많고…. 지금 내 모습 그대로 하면 되겠구나 싶었죠."

스카이 콩콩은 촬영장에서 처음 봤다는 그는 "처음에 감독님(박흥식)이 우리 영화는 밤 촬영이 없다고 했는데 휴,엄청 많았어요. 그것만 빼곤 다 좋았어요"라면서 영화감독이 꿈이라고 밝힌다. "배우는 그 역할만 표현하지만 감독은 영화 전체를 자기 색깔로 만들 수 있잖아요.그래서 감독이 되고 싶어요." 이를 위해 촬영이 없어 쉴 때도 비디오를 보는 것이 취미. "얘는 연기를 하는 배우라 특별히 18세 관람가 영화도 보여줘요. 그런데 야한 장면 나오면 얼굴을 가리고 못보더라고요." 그의 매니저가 슬쩍 거든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참,이 얘기 꼭 적어 주셔야 해요"라며 눈을 반짝인다. "하지원 누나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시사회에 누나가 꼭 왔으면 좋겠어요."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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