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분위기 잡으려고 일부러 오버했다
모처럼 '위풍당당' 별명값을 했다.
삼성 좌타 거포인 양준혁(36)이 18일 한국시리즈 3차전서 8회 승리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 홈런포로 올 시즌 부진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 양준혁은 분위기 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홈런 후 세리머니를 평소보다 과장되게 했다며 멋적은 웃음을 지었다.
-맞는 순간 홈런인줄 알았나.
▲홈런인줄 알았다. 몸쪽 빠른볼에 약점이 있어 그동안 상대포수 홍성흔이 집중적으로 공략해와 몸쪽 공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한가운데로 몰린 체인지업이 들어왔다.
-큰 경기서 귀중한 홈런을 쳤다.
▲제일 기억에 남는 홈런인 것같다.
-홈런 후 '어퍼컷' 세리머니를 했는데.
▲분위기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 일부러 큰 액션을 취했다. 주장에게 두산 선수들이 오버액션으로 분위기를 잘 타므로 우리도 이번에는 맞불을 놓자고 했다. 홈런 세리머니는 준비한 것은 아니고 그냥 생각이 나서 했다.
-감독이 아마 생애 최고로 열심히 훈련을 했을 것이라고 하던데.
▲시즌 때 부진을 큰 게임에서 한 방을 쳐서 만회하자는 각오로 정말 열심히 했다. 야구 인생을 지금까지 잘해왔는데 올해 부진하자 주위에서 나이가 들었다는 등의 잡음이 나와 이를 악물고 한국시리즈를 준비했다.
-좌투수 이혜천이 구원등판했을때 감독과 무슨 얘기를 했나.
▲6회 이혜천이 나왔을 때 감독이 해보겠냐고 물어와 치고 싶다고 말했다. 시즌 때 맞대결 성적도 별로였지만 겨뤄보고 싶었다. 감독이 빼지 않고 기용해준 덕분에 8회 홈런을 칠 수 있었다.
잠실=박선양 기자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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