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 특파원의 今日中國]'官煤유착'판치는 탄광기업

2005. 10. 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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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관리들 명의도용등 편법 동원…중소탄광 2400개 지분소유

관원들과 탄광기업 간 `관매(官煤)유착`으로 중국 사회가 벌집 쑤신 듯 시끄럽다. 관매유착은 지방 관리들이 뒷거래 대가로 고도의 안전관리가 필요한 탄광운영에 적당히 눈감아주는 불법 커넥션을 말한다.

관리들은 갖은 편법을 동원해 내륙의 황금사업으로 불리는 2400여개 중소규모 탄광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명의 도용으로 탄광기업에 지분참여(入股)하거나 간 큰 공무원은 아예 권력을 도구로 무상주(入干股)를 챙기기도 한다. 주식에 만족하지 않고 공무원 신분으로 직접 광산을 경영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관리가 업자와 결탁하거나, 연고 기업을 감독하는 꼴이다 보니 탄광감독과 안전관리가 제대로 될 리 없다. 관리들의 불ㆍ탈법적인 경영참여는 탄광기업에 대한 부실감독과 대형 사고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사고마다 수십, 수백 명의 인명피해를 낳고 이 때문에 민심까지 흉흉해져 요즘 중앙 정부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중앙 정부가 `석탄 안전생산`에 관한 지침을 하달해도 별 소용이 없다. 국가안전생산감독관리총국은 불ㆍ탈법 지분참여 등을 근거로 관리들에 대해 `탄광 주식 철수령(撤資)`까지 내렸으나 여전히 실적이 저조하다. 이러다 보니 이번 국경절 연휴 중에도 쓰촨(四川)성에서 사고가 나 10여명이 또 생목숨을 잃었다.

언론을 동원해 여론몰이 해봐도 마찬가지다. 언론들은 `누가 감히 국무원의 명령에 반항하는가`라며 격앙된 논조로 관매유착을 질타하고 있다. 한 신문은 `관리가 권력을 팔아 화폐를 챙기는 와중에 무고한 인명이 지하에 생매장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래도 지방 관리들은 꿈쩍하지를 않는다. 바람은 언젠가 지나가게 마련이라며 끝까지 버티겠다는 배짱이다. 어떤 관리는 `관직을 그만두면 뒀지 주식을 빼지는 않겠다(寧不當官絶不撤股)`고 선언했다. 가뜩이나 좋은 직장 찾아 관직을 그만두는 샤하이(下海)가 붐인데 여차하면 공직을 미련없이 버리겠다는 태도다.

요즘 중국 사회엔 개인에게 득되는 일이면 집단이익은 물론 웬만한 탈법도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그래서 `재물 앞에 공익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개인뿐만 아니라 지방 정부가 중앙(국가)과 정책 갈등을 빚는 사례도 허다하다.

시장경제 실험과정에서 중앙 통제력이 허술해지고 개인 및 지방에 대한 통일적 관리가 그만큼 약화됐다는 반증이다. 관매유착을 둘러싼 중앙 정부와 지방 관리들 사이의 힘겨루기를 지켜보노라면 거대한 땅덩이 `통일 중국`의 미래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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